4.10 총선에서 당선된 나경원, 안철수, 권영세 후보./뉴스1·뉴시스

총선 승리 시 유력한 당권 주자로 꼽혔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총선 패배 책임을 지고 사퇴하면서 여당 내에서는 차기 당대표가 누가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차기 당대표는 윤석열 정부 하반기 당정 관계를 책임지고 동시에 차기 대선을 준비하는 역할도 하게 된다.

여권에서는 지난해 전당대회 때 당대표 도전 의사가 있었던 나경원(서울 동작을) 당선인, 김기현 대표에 이어 2위를 기록한 안철수(경기 성남분당갑) 당선인이 우선 거론된다. 두 사람은 각각 원내대표와 대선 후보를 지내 전국적 인지도가 있고, 정권 심판론과 야당의 집중 공세 속에서 수도권에서 당선됐다.

나 당선인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집권 여당의 앞날이 매우 위태롭다. 뼈를 깎는 성찰의 시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며 “우리 정치가 잃어버렸던 큰 정치, 넓은 정치의 철학을 회복하고 국민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위대한 정치의 씨앗을 다시 심겠다”고 했다. 안 당선인도 이날 “당정은 민심을 받들어 전면 혁신에 나서야 한다”며 “총선 참패 원인을 제공한 당정의 핵심 관계자들의 성찰과 건설적 당정 관계 구축을 촉구한다”고 했다. 최대 현안인 의료 개혁과 관련해 의대 증원 1년 유예와 함께 정책 책임자의 경질도 주장했다.

수도권에서는 윤석열 정부 통일부 장관을 지낸 권영세(서울 용산) 당선자, 윤상현(인천 동미추홀을) 당선인도 차기 당권 후보로 거론된다.

‘원조 친윤’이었지만 작년 3월 전당대회 도전을 접으며 친윤 진영과 거리를 뒀던 권성동(강원 강릉) 당선인도 차기 당권에 도전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 양산을에서 당선된 김태호 당선인도 후보로 꼽힌다. 이번 승리로 4선이 된 김 당선인은 총선을 앞둔 중진 험지 출마 요구를 받아들였고 ‘낙동강 벨트’에서 승리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여권 일각에서는 이번 총선 패배를 계기로 당의 체질을 대대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영남, 고령자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30대 초선인 김재섭(서울 도봉갑) 당선인, 김용태(경기 포천가평) 당선인을 지도부로 전면에 내세우자는 아이디어다.

전당대회, 원내대표 선출 시기 등 차기 지도부 구성은 총선 당선자 대회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당헌·당규에 따라 차기 지도부 구성 때까지 윤재옥 원내대표가 당대표 권한 대행으로 당무를 주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