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에서 국민의힘 지지세가 약한 ‘험지’에 출마했던 3040 후보들이 뭉쳤다. 모임 이름은 매달 첫 번째 목요일에 모인다는 뜻으로 ‘첫목회’로 지었다. 이들은 2000년대 초 김대중-노무현으로 이어지는 진보진영의 장기 집권을 끝내고 보수 정권을 창출하기 위해 개혁 소장파로 활동했던 ‘미래를 위한 청년연대’(미래연대)를 롤모델로 삼아 당의 체질을 수도권 중심으로 바꾸고 혁신적인 정책들을 마련하는 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

22대 총선에 출마한 3040 국민의힘 후보들이 '첫목회'를 결성했다./박상수 후보 페이스북

김재섭(37·서울 도봉갑) 당선인을 비롯해 이승환(41·서울 중랑을)·이상규(48·서울 성북을)·전상범(45·서울 강북갑)·이재영(49·서울 강동을)·박상수(45·인천 서갑)·박은식(40·광주 동남을)·서정현(39·경기 안산을)·한정민(40·경기 화성을) 후보 등 총 9명이 창립 회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 17일 첫 회동은 이상규 후보가 운영하는 갈빗집에서 열렸다.

첫목회 회원들은 대부분 고향에 출마해 교통·교육 등에 대한 청사진을 발표했지만, 정권 심판론에 휩쓸려 개인기를 발휘할 틈이 없었던 아쉬움을 이날 공유했다고 한다. 또한 선거를 처음 치러본 회원도 많았는데 중앙당의 미비한 지원으로 고전했던 경험도 공유하면서, 지역의 풀뿌리 당 조직을 어떻게 재건할 것인지도 의논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달 하나씩 주제를 정해 책을 읽고 토론하는 연구회 성격도 겸할 예정이다.

이상규 후보는 “각종 용산발 악재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험지에서 40% 안팎의 표를 얻었다. 앞으로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증거”라며 “당의 스피커가 수도권이 아닌 영남에 치중돼 있는데, ‘전당대회 당원 100% 룰’ 같은 것은 바꿔야 한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전했다. 경희대 스타트업 MBA 교수도 겸임하는 그는 “여의도는 인공지능(AI)이나 인구구조 변화, 기후 위기 영향 등 시급히 다뤄야 할 사안들을 외면하고 아직도 ‘호남 영남’ 타령이나 한다”며 “새롭고 건설적인 정책들을 준비하기 위해 회원들과 공부도 같이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박은식 후보는 “우리더러 험지에 출마했다고 하지만 보수의 미래를 위해선 반드시 살려야 하는 지역이고, 사실 이번에도 용산발 악재가 덜 했다면 선전을 기대할 수 있었던 곳들”이라며 “각자 선거를 치르며 경험한 개선점들을 함께 머리 맞대고 고민할 것”이라고 했다. 박상수 후보는 “다음 모임에서는 대표와 대변인도 정하기로 했다”며 “이번엔 대부분 낙선했지만, 저희 세대의 정치를 한번 해볼 생각”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