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이 서울 강남구를 비롯한 상대적으로 집값이 높은 곳과 정부세종청사와 가까운 세종시 내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비례 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보다 높은 득표율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학력층으로 분류되는 화이트칼라(사무직) 직군에서도 조국혁신당 지지율이 가장 높았다. 생활에 여유와 안정감이 있고, 학력이 높은 계층이 각종 논란에도 불구하고 조국혁신당에 호의적이었던 것이다.
17일 본지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서울 동별 비례 정당 개표 결과를 분석한 결과, 강남구(조국혁신당 19.25%, 민주연합 14.91%)와 서초구(조국혁신당 20.29%, 민주연합 15.59%)에서 조국혁신당이 민주연합보다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대표적 국민의힘 강세 지역이지만, 이들 지역에 거주하는 야권 지지자들은 조국혁신당 손을 들어준 것이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67개 행정동 가운데 47곳(70.1%)에서 조국혁신당 득표율이 더 높았다. 특히 강남 내 학군지로 꼽히는 대치동, 서울 서부권의 학군지인 양천구 목동, 서울 동북권의 학군지인 노원구 중계동에서 조국혁신당이 더 많은 표를 가져갔다.
세종시의 읍·면·동 개표 결과를 보면, 정부세종청사 인근 14개 행정동 전체에서 조국혁신당의 득표율이 가장 높았다. 정부청사를 둘러싸고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조성돼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들이 주거하는 지역이다. 공무원들이 대거 조국혁신당에 몰표를 준 것으로 풀이된다. 세종시의 읍·면 단위에선 조국혁신당보다 국민의미래, 민주연합 득표율이 더 높게 나왔다.
고학력층을 중심으로 조국혁신당 지지율이 높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6~28일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전화 조사원 인터뷰를 한 결과, ‘사무·관리’ 직군(300명)에서 총선 비례 투표에서 조국혁신당을 찍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30%로 가장 높았다. 이어 국민의미래(24%), 민주연합(23%), 개혁신당(5%) 순이었다. 이른바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조국혁신당 지지 성향이 크게 나타난 것이다. 여론조사 회사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학력 인플레가 심해 , 단순 학력보다는 ‘사무·관리’ 등 직군으로 따지는 게 고학력층을 판단하는 현실적 기준이 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