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성남FC 재판 출석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대표 후보가 23일 ‘대장동·성남FC 사건’ 1심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청사에 도착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전기병 기자

더불어민주당 8·18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후보는 22~23일 이틀간 공식 일정을 잡지 않았다. 지난 주말 전국 순회 경선이 시작됐지만 이 후보는 이렇다 할 캠페인 메시지도 내지 않았다. 이 후보는 이 기간 각각 위증교사, 대장동 비리 및 성남FC 사건 관련 재판에 출석했다. 그런 이 후보는 지난 주말 첫 순회 경선에서 90%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했다. 당대표 후보가 재판 때문에 캠페인을 걸러도 압도적 우위가 예상되면서 민주당에선 경선 흥행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지난 20일 제주·인천을 시작으로 다음 달 18일까지 약 한 달간 진행되는 민주당 전당대회는 ‘이재명 당대표 연임식’처럼 흐르고 있다. 이번 전당대회 시작 전부터 ‘또대명(또 당대표는 이재명)’ 기류가 강했지만, 순회 경선 결과 이 후보의 누적 득표율이 91.7%를 기록하는 등 예상보다 더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도전자 격인 김두관 후보 누적 득표율은 7.19%에 그쳤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전은 네거티브 공방이 있긴 했지만 후보 4인이 격전을 치르면서 대중의 관심을 끌었는데 우리는 이 후보 연임 세레모니로 흐르는 것 같아 아쉬움이 크다”고 했다.

민주당에선 이 후보의 압도적 우위 흐름을 두고 “강력한 대여 투쟁을 이끌라는 당심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 이번 전당대회 초반 투표율은 직전 전당대회 때와 비교해 다소 높게 나타나고 있다. 권리당원 투표율은 현재 31.62%로, 2년 전(25.2%)보다 높았다. 한 지도부 인사는 “2년 전보다 당원 구성에서 친명 성향이 더 많아지면서 투표율이 더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전당대회 흥행과는 별개로 이 후보를 향한 당심(黨心) 결집은 더 강해지는 흐름이란 얘기다.

이런 가운데 김두관 후보는 이날 이 후보 지지층을 “집단 쓰레기”라고 지칭한 것을 거듭 사과했다. 김 후보는 전날 소셜 미디어에 “집단 쓰레기로 변한 집단은 정권을 잡을 수도 없고, 잡아서도 안 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가 이 후보의 지지자들을 ‘집단 쓰레기’로 매도했다는 논란이 일자 철회했다. 메시지 관리자를 교체하고 사과한 데 이어 연이틀 사과 메시지를 냈다. 김 후보는 24일엔 민주당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당원에게 사죄하겠다고 밝혔다. 경남 출신인 김 후보가 이번 주말 부산·울산·경남 지역 순회 경선을 앞두고 악재 차단에 나선 것이다.

5명을 뽑는 민주당 최고위원 선거는 후보 8명 중 이 후보가 미는 사람이 누구냐를 두고 시끄럽다. 친명계 일각에선 현재 누적 21.67%로 1위를 기록 중인 정봉주 후보에 대해 견제구도 날리고 있다. 이 후보는 김민석 최고위원 후보를 “당대표 선거 캠프 총괄본부장”이라며 띄워주고 있는데, 김 후보는 누적 득표율 4위(12.59%)에 그쳤다. 이런 가운데 정 후보는 이날 “순위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며 “5등 안에 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