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서울에 있는 한 한국전력 영업지점의 모습. /뉴스1

올해 1분기에 6조1776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한국전력이 회계 처리 잘못으로 감사원 지적을 받았다. 자회사들의 내부 거래에 대한 회계 처리를 빠뜨려, 2021년 한전과 자회사·손자회사들의 전반적인 매출과 영업이익 등이 실제보다 더 크게 계산됐다.

감사원이 30일 공개한 ‘공공기관 회계처리 적정성 점검’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한전은 153개에 달하는 종속회사를 거느리고 있고, 한전 본사의 실적과 종속회사들의 실적을 종합해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해 공개하고 있다. 법적으로는 한전 본사와 종속회사들이 별개의 법인이지만, 실질적으로는 한전 본사가 종속회사들을 지배하고 있어, 한전 본사와 종속회사를 한 덩어리로 보고 실적을 따지는 것이 더 적합하기 때문이다.

이때 한전 종속회사들 간 내부 거래는 실적 계산에서 제외해야 한다. 한전 전체의 영업 성과와는 무관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전은 2021년 실적을 종합하면서 발전 자회사들 간의 유연탄 거래 1386억원 등 2745억원어치 내부 거래를 실적 계산에서 빼지 않았다. 그 결과, 연결재무제표에서 매출액과 매출원가, 영업이익 등이 각각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수천억원 부풀려졌다. 화력발전소를 운영하는 발전 자회사들은 한전에 내부 거래 내역을 보고할 때 유연탄 거래를 빠뜨렸고, 한전은 자회사들이 제출한 내부 거래 내역에 빠진 사항은 없는지 점검하지 않은 채 단순 취합만 한 결과 벌어진 오류다.

한전이 공개한 2021년 실적은 매출 60조5748억원, 영업손실 5조8601억원이었다. 감사원은 다만 오류 범위가 2745억원 이내로, 매출액과 자산이 각각 수십조원에 달하는 한전이 실적을 정정 발표해야 할 정도는 아니라고 했다. 감사원은 한전에 종속회사들에 대한 내부 통제를 강화해 오류 재발을 방지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