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18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현안 관련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수력원자력이 24조원 규모 체코 신규 원전 건설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가운데, 한덕수 국무총리는 18일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가 지난해 이미 한국의 원전 건설 능력을 높이 평가했었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동안 윤석열 대통령과 기업들, 외교 채널이 ‘원 팀’으로 움직여서 (한수원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성과를 냈다”며 지난해 피알라 총리와 했던 회담 내용을 소개했다.

한 총리는 체코 정부의 초청으로 지난해 9월 11일 체코를 공식 방문해 12일 피알라 총리와 회담했다. 이 자리에서 한 총리는 피알라 총리에게 ‘원전을 비롯한 에너지와 인프라, 방위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서로 협력을 강화해 나가자’고 했었다.

그러자 피알라 총리는 한국 원전의 경제성과 신뢰성을 높이 평가하면서, ‘특히 공사 기간을 정확히 지키는 능력에 대해 아무 의구심이 없다’고 했다고 한다. 또 유럽 다른 국가의 원전 건설 사업이 지연된 것을 예로 들면서, ‘비용이 애초 계획의 2배, 3배가 되고 날짜도 맞춰지지 않아서 (해당국이) 굉장히 힘들어하는 것을 봐 왔다. 하지만 한국의 원전 기업들은 충분히 (공사를 계획대로) 해낼 수 있으리라는 데 대해 신뢰를 갖고 있다’고 했다고 한다.

한 총리의 방문을 시작으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지난 4월 체코를 방문해 첨단 산업 R&D를 확대하고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도 올 들어서만 체코를 세 차례 방문해 체코공대와 함께 원전 전문가 양성을 위한 교과과정을 공동 개발하기로 하고, 원전 건설 예정지의 아이스하키단에 대한 후원을 이어가는 등 활동을 했다. 박정원 두산 회장, 백정완 대우건설 사장도 지난 5월 체코를 방문해 한국 원전의 우수성을 홍보했다. 윤 대통령은 이달 11일 나토(NATO)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해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며 막판 수주전에 동참했다. 파엘라 총리는 17일 원전 건설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한수원을 선정했다고 발표하면서 “모든 기준에서 한국이 제시한 조건이 우수했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기후 변화와 관련해 신재생 에너지를 어떻게 확산시킬 것인지만 고민했던 유럽 국가들이 2022년 우크라이나 사태(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며 “지난해 여러 유럽 국가를 방문했는데 모든 국가가 예외 없이 한국과의 에너지 협력을 원했다”고 했다.

한 총리는 “한국의 원전 설계와 건설, 운영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앞으로 한국이 더 좋은 원전 수출력을 가질 수 있도록 원전업계와 재계, 학계와 협력하겠다”고 했다. 또 “한수원이 우선협상대상자가 됐지만 정식 계약에 이를 때까지 협상을 더 해야 한다”며 “정부도 계약이 성사되도록 총력을 다해서 지원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