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이 24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중동 관련 안보·경제 상황 점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

이스라엘이 레바논의 이슬람 무장 단체 헤즈볼라의 시설을 폭격해 중동 일대 긴장이 격화된 것과 관련해 대통령실이 24일 유사시 우리 국민을 긴급 철수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공동 주재로 중동 관련 안보·경제 상황 점검 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회의 참석자들은 중동 지역 현 상황과 정세를 분석하고 재외국민과 우리 기업, 파병 부대, 외교 공관의 안전을 점검했다. 상황 악화 시의 외교적 대응 방안, 유사시 긴급 철수 대책을 포함해 우리 국민에 대해 안전 조치를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했다. 또 중동 지역 안정이 조속히 회복되도록 국제사회와 협력하되, 앞으로 전개되는 상황에 따라 필요한 조치는 부처별로 선제적으로 취하기로 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이스라엘의 헤즈볼라 공습으로 인한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유가에 큰 변동이 없고, 원유·가스 수급과 해운 물류에 미치는 영향, 국내·외 금융시장에 대한 영향도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정부는 다만 앞으로 중동 지역의 불안이 장기화할 수 있고, 정세가 급변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국내·외 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높은 수준의 긴장감을 갖고 계속하기로 했다. 대통령실은 “이상 징후가 발생하면 사전에 마련한 단계별 대응 매뉴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즉각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라고도 했다.

이날 회의에는 신원식 안보실장과 성태윤 정책실장 외에 김홍균 외교부 1차관, 김수경 통일부 차관, 홍장원 국가정보원 1차장, 이영빈 국방부 기획조정실장, 윤인대 기획재정부 차관보, 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김태효 안보실 1차장, 인성환 안보실 2차장, 왕윤종 안보실 3차장, 이도운 홍보수석 등이 참석했다.

이스라엘은 23일(현지 시각) 레바논에 있는 헤즈볼라 시설에 대한 공습을 시작했다. 이로 인해 약 5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2006년 이후 18년 만에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지상전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