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

한덕수 국무총리가 13일 윤석열 대통령이 개각을 준비 중인 것과 관련해 “각 부처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거기 계신 분들(장·차관들)이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에 관해 윤 대통령과 직·간접적으로 계속 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께 드려야 할 말씀은 다 드릴 생각”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한 총리가 교체가 필요한 장·차관에 대한 의견을 윤 대통령에게 내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총리는 국무위원 임명 제청권과 해임 건의권을 갖고 있다. 그런데 한 총리가 장·차관의 업무 평가와 관련해 윤 대통령과 소통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관가에선 지난 4월 총선 직후 이미 사의를 표명한 한 총리가 마음을 비우고 인적 쇄신과 관련해 윤 대통령에게 직언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한 총리는 윤 대통령과 주례 회동 때는 물론 수시로 전화 통화를 하거나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국정 현안에 관해 의견을 나누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은 주로 윤 대통령이 의료 개혁 등 주요 국정 과제 추진 현황 등과 관련해 의견을 물으면 한 총리가 답을 하는 식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 들어 장·차관 인사에 관해서도 한 총리가 윤 대통령과 소통한다는 것이다.

관료 출신인 한 총리는 평소 장·차관을 비롯해 함께 일하는 공무원들에 대해 평가하는 말을 좀처럼 입 밖에 꺼내는 법이 없는 스타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일부 장·차관에 대해 분발이 필요하다며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한다고 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좀처럼 다른 사람의 단점을 이야기하지 않는 한 총리지만 여소야대(與小野大) 의석 구도에서 업무 적극성이나 존재감 측면에서 아쉬움을 느끼는 장관이 4~5명 정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와 관련 한 총리는 이날 “대통령실이 (인사) 검증에 들어갔다”며 “진지하게 (인적 쇄신) 문제가 검토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