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 도전의 길이 열린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세계올림픽도시연합(WUOC) 회의를 마치고 지난 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스1

감사원은 27일 “대한체육회에 대한 특별 감사에 착수한다”며 “체육회 산하 종목 단체 등의 운영에 대해 국회와 언론에서 권력 독점과 예산 부당 집행 의혹 등이 계속 제기돼 왔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이기흥 회장을 비롯한 체육회 관계자들이 정부가 준 보조금과 기업 등이 제공한 후원금을 유용하거나 부당하게 집행하지는 않았는지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일 정부합동공직복무점검단은 이 회장 등 8명에 대해 업무방해(부정 채용)와 제삼자 뇌물 공여(물품 후원 요구), 횡령(후원 물품의 사적 사용), 배임(예산 낭비) 등의 혐의를 포착했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감사원은 체육회가 산하 종목 단체에 대한 관리·감독 의무를 소홀히 해 각 종목 단체에서 비리와 부조리가 벌어진 것은 아닌지도 확인해 볼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감사원은 최근 “국가대표 지도자·선수 선발 과정에 대한 투명성과 공정성 문제, 선수의 훈련·활동 지원과 부상·인권침해에 따른 보호 문제, 불공정한 계약 논란 등이 불거졌다”고 지적했다. 축구협회가 공식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선임했다는 논란, 배드민턴협회가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안세영 선수를 부상 등에서 적절히 보호하지 않았다는 논란, 선수들에게 불공정 계약을 강요했다는 논란 등과 관련해 체육회의 책임을 따지겠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각 종목 단체에 대해서는 감사권이 없지만 체육회에 대해서는 감사권이 있는 만큼, 체육회에 종목 단체 관리·감독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은 체육회와 종목 단체의 “권력 독점” 문제도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감사원은 이기흥 회장이 체육회장 3연임에 도전하는 문제를 비롯해, 각 종목 단체 회장들이 자리를 장기간 지키면서 단체를 사실상 사유화하는 구조적인 문제를 살펴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