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는 올해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2%대 초반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데 대해 “아쉽지만 나름대로 선방하고 있다”고 했다. 또 내년 성장률이 1%대 후반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에 대해 “주요 선진국 중에서는 가장 높은 성장률로 예측된다”고 했다.
한 총리는 3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1분기에 예상외로 고성장한 반작용으로 2분기, 3분기 성장률이 그렇게 높은 상황이 아니다”라면서도 “전문가들은 (올해 성장률이) 2.0%에서 2.3% 사이를 기록하지 않겠느냐고 본다”며 “우리 잠재성장률이 2%니까 (실제 성장률이 이것보다 높아) 나름대로 선방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한 총리는 “물론 소상공인·자영업자나 취약계층은 (삶에)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고 했다. 또 “한국은행이 내년에 1.9% 정도 성장할 것 같다고 전망했고, 그러면 잠재성장률 2%보다도 안 나오는 것이라 굉장히 걱정하고 있다”며 “2026년에도 그런 상황이 개선될 것 같지 않은 상황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했다.
한 총리는 그러면서도 “(성장률을 떨어뜨리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은 아니고 세계 경제가 다 비슷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한 총리는 “골드만삭스가 2025년에 한국이 1.8%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미국은 1.8%, 일본은 1.3%, EU(유럽연합)는 0.8%, 영국은 1.4%, 프랑스는 0.7%, 독일은 0.5% 정도로 예측했다”며 “주요 선진국 중에서는 한국과 미국이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측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올해 2% 초반 성장률 전망도 “IMF(국제통화기금)가 선진국으로 분류하는 41국을 비교해보면, 한국은 미국·스페인에 이어 3위”라고 했다.
한 총리는 체감 경기가 실물 지표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에 대해 “내수가 충분히 늘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내수 중 설비 투자는 괜찮은데 건설 투자가 상당히 부진하다”고 했다. 반면 “소비는 3분기에 전 분기(2023년 3분기) 대비 0.1% 성장했다”며 “소비가 괜찮아진 동력을 계속 살려가야겠다”고 했다. 한 총리는 “오늘 각 부처 장관들에게도 소비를 더 늘릴 수 있는 부분이 없는지 챙겨서, 추가적으로 할 수 있는 조치가 있으면 해보자고 했다”고도 했다.
한 총리는 다만 내수 진작을 위해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할 필요성에 대해선 “지금 논의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했다. 한 총리는 “지금은 내년도 예산을 확정하는 마지막 단계”라며 “추경을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한 총리는 그러면서도 “‘추경은 어떤 일이 있어도 안 된다’고 도그마처럼 생각할 필요는 없다”며 “그것도 재정 정책 중 하나”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