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오른쪽) 국회의장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5일 오후 국회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를 방문해 우원식 국회의장을 예방했다. 이번 예방은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직후 한 대행이 우 의장에게 만남을 요청해 이뤄졌다. 이 자리에선 앞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제안한 ‘국정 안정 협의체’가 거론됐다. 우 의장은 “국회와 정부가 국정 협의체를 조속히 가동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고, 한 대행은 “여·야·정부가 협조해 국정 안정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며 “정부가 먼저 협조를 구하겠다”고 화답했다.

모두발언에서 우 의장은 “앞으로의 국정은 대외 신인도를 회복하고 민생 경제를 복원하는 일이 중심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 의장은 “정부와 국회가 합심해 이 위기를 극복해가야 한다”며 “국회의장으로서 우리 경제와 안보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했다. 우 의장은 이어서 “각국 의회에 ‘대한민국의 민주적 회복력을 신뢰해 달라’고 하는 서신도 보냈다”며 “앞으로 세계 각국에 우리의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민생을 잘 챙기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민주주의 회복력에 대한 가장 강력한 신호일 것”이라고 했다.

우 의장은 그러면서 “국회와 정부가 국정 협의체를 구성하고 조속히 가동시키는 일이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민주적인 국정 운영이 될 수 있도록 권한대행도 힘을 모아 달라”고 했다.

한 대행은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가의 안위와 국민의 일상이 흔들림 없이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라며 “외교, 경제, 민생, 치안 등 국정의 모든 분야가 원활히 작동하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정부가 하는 모든 판단과 실행은 헌법과 법률에 따른 것이어야 하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대행은 “정부는 모든 판단 기준을 헌법과 법률, 국가의 미래에 두겠다”고 했다.

한 대행은 “정부는 이를 위해 국회와 긴밀히 협력하고 소통하겠다. 경청과 겸손으로 이견을 좁혀 나가겠다”고 했다. 한 대행은 또 “평소 존경하는 우원식 국회의장님은 우리나라 민주화에 큰 공헌을 하신 분이고, 헌정 질서에 대한 굳건한 신념을 가진 분”이라며 “의장님의 합리적인 리더십 아래 여·야·정부가 협조해 조속히 국정의 안정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정부가 먼저 협조를 구하겠다”고 했다.

이어진 비공개 대화에서 우 의장과 한 대행은 “추가경정예산 등 다양한 난제를 현명하게 풀어 나가기 위해 여야와 정부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는 방안에 대해 긴밀하게 협의했다”고 총리실은 밝혔다. 이날 예방은 국회 본관 국회의장실에서 약 40분간 진행됐다. 국회 측에서는 진선희 국회입법차장, 조오섭 국회의장비서실장, 곽현 정무수석, 박태서 공보수석이 배석했다. 정부 측에서는 방기선 국무조정실장과 손영택 국무총리비서실장, 박경은 정무실장, 김수혜 공보실장이 배석했다.

다음은 우 의장과 한 대행의 모두발언 전문.

◇우원식 국회의장

국가적으로 아주 중요한 국면에서 대통령 직무대행이라는 큰 책임을 맡으셨습니다. 국민들에게 정말 잘해야 되는 국면인데, 이번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가 세 번째인데, 탄핵이라고 하는 것이 국가적으로 보면 참 좋은 일이 아니죠. 국민의 뜻이 모인 일이고, 국가적인 불행을 국민이 바로잡는 일이기 때문에, 이제부터 상황을 잘 수습하고 국정을 안정시키는 일, 그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국정 운영의 대원칙은 ‘국정의 중심은 국민이다’라고 하는 대원칙을 제대로 확립시키는 과정이 돼야 할 것 같습니다.

저도 어제 그런 이야기를 했습니다만, 앞으로 국정 운영은 대외 신인도를 회복하고 민생 경제를 복원하는 일, 그것을 중심에다 놓고 일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고요, 그러자면 경제, 외교, 국방, 이런 부분에서 모든 면에서 대내·외적인 불안을 해소하고, 우려를 빠르게 해소해서 제자리로 올 수 있도록, 그렇게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정부, 국회가 함께 협력하고 합심해서 이 위기를 극복해가야 한다는 생각이고요, 국회의장도 우리 경제와 안보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협력할 생각입니다.

민생 부분은 더욱 각별하죠. 골목 경제, 바닥 경제가 굉장히 어렵다는 게 국민들의 하소연입니다. 그런 속에서 바닥 경제에 아주 가까이 가 있는 국회의원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고, 그렇기 때문에 국회는 이것을 극복해가는 데 있어서 더 큰 책임을 지고 역할을 해야 하는 각오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저도 이 과정에서 각국 의회에 대한민국의 민주적 회복력에 대해서 신뢰해 달라고 하는 서신도 보낸 바가 있는데요, 앞으로 그런 속에서 우리가 빠르게 국정과 민생을 안정시키기 위해서 세계 각국에 우리의 안정된 모습을 보여 나가는, 국민의 민생을 잘 챙겨 나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가장 강력한 민주주의 회복력에 대한 신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대행께서도 국회와 협력해서 이런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계신 것으로 제가 알고 있고, 어제 대행이 되시자마자 저한테 전화해서 오늘 약속을 잡게 됐는데, 협력의 중요한 출발이 아닌가 생각하면서요.

탄핵이라는 정치적 격변 과정에 불가피한 갈등도 있을 수 있습니다만 그럴 때일수록 여야, 정부가 함께 힘을 모으는 일, 그것이 국민을 안정시키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오늘 약간의 이견도 있기는 합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와 정부의 국정 협의체를 구성하고 조속히 가동시키는 일, 그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다 생각하면서 국회와 국정의 중심은 국민이고, 그리고 국회는 국정 운영의 동반자라고 하는, 민주적인 국정 운영이 될 수 있도록 대통령 대행께서도 각별히 함께 힘을 모아나가고자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특히 오늘 이것과 관련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비공개 과정에서도 이야기하고, 많은 논의가 있기를 기대하겠습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우선 이렇게 대단히 어려운 시기에 제가 의장님께 시간을 좀 내달라고 전화를 하자마자 즉각 수용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어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됐습니다.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로서 무거운 책임을 느낍니다. 현 상황의 조속한 수습과 안정된 국정 운영이 제 긴 공직 생활의 마지막 소임이라 믿고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지금부터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가의 안위와 국민의 일상이 한치의 흔들림 없이 유지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정부는 한미, 한미일, 그리고 많은 우방국과 신뢰를 유지하고 안보 태세를 굳건히 하고, 외교, 경제, 또 의장님께서 방금 강조해주신 민생, 특히 어려운 분들의 민생, 치안 등 국정의 모든 분야가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습니다. 제가 방금 의장님 방문하기 전에도 국무위원들끼리 모두 모여서 현재의 상황을 점검하고 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정부가 하는 모든 판단과 실행은 헌법과 법률에 따른 것이어야 하며, 우리가 사랑하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며 위기 극복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정부의 모든 판단 기준을 헌법과 법률, 국가의 미래에 두겠습니다.

정부는 이를 위해 방금 의장님께서 강조해주신 바와 같이, 국회와 긴밀히 협력하고 소통하겠습니다. 나라와 국민을 생각하는 마음은 의장님과 여야가 모두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경청과 겸손으로 이견을 좁혀 나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평소에 존경하는 우원식 국회의장님은 우리나라 민주화에 큰 공헌을 하신 분이고, 헌정 질서에 대한 굳건한 신념을 가진 분으로 알고 항상 존경하고 있습니다. 의장님의 합리적인 리더십 아래 여, 야, 정부가 협조하여 조속히 국정의 안정이 이뤄지기를 기대합니다. 정부가 먼저 협조를 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