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열린 항일빨치산 결성 90주년 열병식을 지휘한 군 장성들을 노동당 중앙위 본부청사로 불러 격려하고 기념촬열을 했다고 노동신문이 30일 보도했다. /노동신문·뉴스1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적대세력의 핵위협에 대한 선제적 제압”을 거론했다. 김정은은 지난 25일 열린 항일빨치산 결성 90주년 열병식에 참여한 인민군 수뇌부를 노동당 중앙위 본부청사로 불러 격려하는 자리에서 “가공할 공격력, 압도적인 군사력은 우리 국가와 인민의 안녕과 후손만대의 장래를 담보하는 생명선”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북한 관영매체들이 지난 30일 보도했다.

김정은의 이번 발언은 북한의 보도 관행상 지난 29일 나온 것으로 보인다. 열병식 육성 연설을 통해 ‘선제 핵 공격’을 위협한 지 나흘 만이다.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1일 “위장 평화공세와 비핵화 거짓말로 시간을 벌며 핵무력을 완성한 북한이 이제 비핵화의 가면을 벗고 상시적 핵위협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정권의 입장을 대변하는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도 이날”김정은 시대 조선은 국가 핵무력을 완성했다”고 주장했다.

열병식서 백마 탄 김정은 - 백마를 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항일빨치산 결성 90주년 열병식 참가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을 북한 매체들이 지난달 30일 공개했다. /조선중앙TV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선제 핵공격의 문턱을 대폭 낮춘 점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앞서 김정은은 열병식 연설에서 “우리 국가의 근본 이익을 침탈하려 들 경우” 핵을 쓰겠다고 했다. ‘근본 이익’은 체제의 존립에 관한 모든 것을 망라하는 개념이라, 한·미의 군사적 조치뿐 아니라 비군사적 조치에 대해서도 핵 사용 옵션을 열어둔 것으로 풀이됐다. 김정은은 이번에 군 수뇌부를 격려하는 자리에서도 ‘적대세력의 핵위협을 포괄하는 모든 위험한 시도들’을 선제 핵사용의 조건으로 제시했다. 안보부서 관계자는 “김정은의 기분과 자의적 판단에 따라 언제든 선제 핵공격이 가능하다는 의미로 매우 위험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