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의 한 외식업체에 대동강 맥주가 진열되어 있는 모습./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의 인기 수출품인 ‘대동강맥주’가 지난 17일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8일 “노동당 중앙위원회가 창립 20돌을 맞은 대동강맥주 공장의 직원들에게 보내는 축하문 전달모임이 17일 진행됐다”고 전했다. 이어 “대동강맥주의 역사는 20년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대동강맥주는 역사가 오래됐다는 세계의 이름난 맥주들과 당당히 어깨를 겨루며 만 사람의 호평을 받고 있다”고 했다.

대동강맥주는 김정일이 2001년 8월 러시아 맥주인 ‘발티카’의 공장을 시찰한 뒤 “우리도 세계 최고급 맥주를 만들라”고 지시하면서 만든 것이다.

당시 북한은 영국 ‘어셔’ 양조회사로부터 175년 전통의 양조장 설비를 통째로 사들였다. 이 회사 직원이었던 개리 토드는 2014년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사람들이 양조장의 변기 뚜껑과 바닥 타일까지 남김없이 챙겨갔다”고 전했다. 영국에서 반입한 양조장 설비만 컨테이너 30대 분량이었다고 한다.

북한은 이렇게 들여온 양조장 설비에 최신 독일제 컴퓨터 통제 양조시설을 장착한 뒤 평양 사동구역 인근 수만㎡ 부지에 맥주 공장을 세웠다.

2016년 8월 평양 대동강유람선에서 열린 맥주축전./조선중앙TV 연합뉴스

김정일은 2002년 공장을 찾아 맥주 생산 공정을 보면서 “우리 인민들이 사철 시원한 맥주를 마실 수 있게 됐다”고 기뻐했다고 한다. 김정일은 맥주의 품질을 특히 강조하며 양질의 보리와 홉 등 원료 및 자재 공급을 원활히 하라고 지시했다.

신문은 이 같은 최고 지도자의 의지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도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정일 사망한 ‘민족대국상’ 국면에서도 공장이 정상 가동하도록 조치를 취했다는 것이다.

대동강맥주는 쌀과 보리의 혼합 비율, 알콜 도수에 따라 7가지 종류가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 밀맥주나 캔맥주도 생산하고 있다. 맥주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의 수출금지 품목에 속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