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애와 김여정 달라진 위상 -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7일 평양에서 열린 체육 행사에서 딸 김주애와 나란히 앉아 관람하던 중 간부들과 함께 웃고 있다. 뒷줄 끝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붉은색 원) 모습도 보인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딸 김주애와 함께 관람석 정중앙에 앉아 체육 경기를 관람하는 모습을 북한 매체들이 18일 공개했다. 김주애가 군 관련 행사가 아닌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정일 생일을 기념해 열린 북한 내각과 국방성 직원들 간 체육대회에서 김주애는 관람석 정중앙에 자리한 김정은 옆자리에 앉았다. 박수를 치거나 일어나서 응원을 하기도 했다. 김주애의 테이블 앞에는 김정은과 같은 색의 컵과 쌍안경이 놓였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김정은 앞에는 재떨이와 담배가 놓였고, 실제로 김주애 옆에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도 포착됐다. 김정은의 아내 리설주는 이날 경기 관람에 동행하지 않았다.

김주애의 공개 등장은 이번이 여섯 번째다. 북한 매체들은 김주애를 ‘사랑하는 자제분’이라고 표현했다. 김주애는 열병식에서 김정은의 손을 잡고 걸으며 군을 사열하는가 하면, 얼굴이 들어간 우표가 발행되는 등 존재감이 날로 부각되고 있다. 군 관련 아닌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긴 이번이 처음인데, 북한이 앞으로 김주애를 통한 선전 활동을 늘릴 것이란 분석도 있다.

김주애와 달리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은 뒷줄 가장자리에 앉았다. 김여정은 지난 열병식 때도 주석단에 앉지 않아 ‘위상 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다만 통일부는 “김여정의 지위가 바뀌었다고 확인된 점은 없다”고 했다. 일각에선 김여정이 뒤에서 김주애를 내세우며 김씨 혈통을 부각하는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김여정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다음 날인 19일 담화를 통해 대미·대남 비난을 이어갔다. 김여정이 담화를 내놓은 것은 지난달 27일 미국의 우크라이나 탱크 지원을 비난한 이후 23일 만이다. 김여정은 이날 최근 북한을 겨냥한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소집을 주도한 미국을 겨냥해 “적의 행동 건건사사를 주시할 것이며 우리에 대한 적대적인 것에 매사 상응하고 매우 강력한 압도적 대응을 실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에 대해선 “여전히 남조선 것들을 상대해줄 의향이 없다”고 했다.

한편 김정은 경호원들이 대북 제재 대상인 수입 차량을 이용하는 모습이 조선중앙TV 화면에 포착됐다. 영상에서 경호원들은 하얀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탔는데, 이 차량은 일본 미쓰비시의 ‘파제로’로 보인다. 김정은은 딸 김주애와 함께 평소 이용하던 벤츠 차량을 이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