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6차례 핵실험을 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인근 주민 수십만 명이 방사능 오염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실제 길주군 출신 탈북민 중 방사능 피폭으로 추정되는 증상을 호소하는 사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인권 단체 전환기정의워킹그룹은 21일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방사성 물질의 지하수 오염 위험과 영향’ 보고서에서 풍계리 핵실험장이 강수량과 지하수가 풍부한 지역에 있다며 “풍계리 인근 8개 시군(길주·화대·김책·명간·명천·어랑·단천·백암) 주민 약 108만 가운데 방사능 영향을 받는 주민을 50%로 가정하면 54만명, 25%로 가정하면 27만명”이라고 추정했다. 보고서는 또 방사성 물질이 농수산물도 오염시킬 수 있다며 한·중·일 등 인접국으로 북한 농수산물이 유입될 경우 해당국 주민들도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했다.

최근 통일 관련 샌드(SAND)연구소가 길주군에서 6차 핵실험까지 겪은 탈북민 3명 등을 인터뷰한 결과 길주군 주민들이 방사능 피폭으로 추정되는 각종 질병에 시달리는 것을 목격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길주에서 2019년 탈북한 김영진(가명)씨는 “2017년 6차 핵실험 때 땅이 울리는 충격이 특별히 컸다”며 “이후 각종 암에 걸리거나 정신 질환을 앓는 사람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길주에서 2019년 탈북한 김은정(가명)씨도 “3차 핵실험 직후인 2013년부터 길주 병원에는 백혈구 감소, 호흡기 환자들이 많이 늘었다”고 했다. 북한 당국이 6차 핵실험 이후 식수의 방사능 오염을 우려해 간부들과 핵심 계층에게는 별도의 생수를 제공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