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의 고급 승용차 브랜드인 아우루스를 함께 살펴보고 있다. '7 27 1953'이라는 번호판 숫자도 눈길을 끈다. 1953년 7월 27일은 한국전쟁 정전협정일이다. /AP 연합뉴스

방북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러시아제 리무진 아우루스를 선물했다.

19일(현지 시각) 러시아 타스 통신에 따르면,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보좌관은 푸틴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자국 고급차 브랜드인 ‘아우루스(Aurus)’를 포함해 차(茶) 세트, 한 해군 장성의 단검 등을 전했다고 알렸다. 푸틴 대통령은 김정은에게 다양한 예술품을 선물로 받았다고 한다.

‘러시아판 롤스로이스’라고 불리는 아우루스는 러시아 대통령과 총리 등 고위급 인사들이 주로 의전용으로 타는 브랜드다. 특히 푸틴 대통령 전용차는 차량 설계에 최소 124억 루블(1720억원)의 세금이 투입됐다. 2019년 5월 대통령 취임식에서 처음 사용됐다. 외국 지도자들이 러시아를 방문할 때 이 브랜드의 자동차를 제공받는다고 한다.

북한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평양에서 러시아제 리무진 아우루스에 동반 탑승해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월 김 위원장에게 아우루스를 선물했다. /연합뉴스

푸틴과 김정은이 탄 아우루스는 의전용 오토바이 호위를 받으며 숙소인 금수산 영빈관으로 이동했다. 두 사람은 숙소로 이동 중 밀담을 나눴을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은 북·러 정상이 이동 중에 “황홀한 야경으로 아름다운 평양의 거리를 누비면서 그동안 쌓인 깊은 회포를 풀었다”고 보도했다.

선물된 아우루스의 번호판의 의미도 주목받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두 번째로 선물한 아우루스 번호판에는 ‘7 27 1953′라는 숫자가 적혔다. 북한에서 전승절로 기념하는 6·25전쟁 정전 협정 기념일인 1953년 7월 27일을 가리키는 것으로 추정됐다.

푸틴 대통령의 자동차 선물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 제재 위반일 가능성이 크다. 금지된 사치품목에 해당할 수 있고, 운송수단의 직간접적인 대북 공급·판매·이전도 2017년 12월 채택된 안보리 대북제재결의 2397호에 따라 금지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