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중목욕시설 중 하나인 류경원.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KBS

북한 함경남도 함흥시의 한 고급중학교(고등학교) 학생 6명이 목욕탕에서 집단 성관계를 갖고 마약류의 한 종류인 필로폰을 흡입한 사실이 밝혀졌다.

18일 데일리NK는 함경남도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2일 함흥시의 한 고급중학교 남학생 3명과 여학생 3명이 함께 목욕탕에 들어가 성관계를 가진 사건이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사건은 학생들이 목욕탕 관리자에게 정식 이용 가격 외에 추가 비용 70달러(북한 돈 약 87만5000원)를 지불해 오후 3시부터 2시간 동안 목욕탕을 통째로 빌려 썼다.

관리자는 최근 목욕탕 손님이 줄자 이런 제안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목욕탕 이용 가격은 1인당 북한 돈 1만5000원이며 이는 달러로 환산하면 약 1.2달러에 해당한다. 학생들이 추가로 지불한 70달러는 손님 약 60명을 받은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사건은 6명의 학생 중 1명이 자랑삼아 친구에게 이야기하면서 시작된 소문을 통해 알려졌다. 한 주민이 이를 함흥시 안전부에 신고했고, 안전부 안전원들은 조사를 진행 중이다. 안전부는 지난 8일 목욕탕에 대해 장부 검사를 실시했으며, 목욕탕 관리자는 현재 안전부 대기실에 구류된 상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장부에 따르면 목욕탕 관리자는 학생들이 이용한 시간대를 사람 없이 비워둔 것으로 기록했다. 소식통은 “빠져나갈 수도 없고 소문도 너무 퍼져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라 법적 처벌을 피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특히 학생들이 안전부의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목욕탕에서 필로폰을 흡입한 사실 등도 드러났다. 이 학생들에 대해서는 이달 중 공개폭로 모임이 예정됐으며, 어떤 처벌이 내려질지는 아직 정확히 결정되지 않았다.

현재 학부모들은 자녀를 제대로 교양(교육), 단속하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부끄러움에 차마 얼굴을 들고 다니지 못할 정도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담임 교사는 매일 교육부에 불려 다니며 비판서를 쓰고 있고 학생들에 대한 교양 사업을 잘하지 못한 데 대한 비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함흥시 교육부는 이번 사건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 해당 학교에 대한 특별 검열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주민들은 목욕탕 관리자를 향해 “아무리 돈벌이가 안 돼도 그렇지 어떻게 남녀 학생들이 목욕탕에 들어가는 것을 허락할 수 있느냐”, “남녀 학생들이 어떤 짓을 할지 상식적으로도 짐작할 수 있는데, 돈에 눈이 멀었다” 등 비판을 쏟아냈다고 한다.

소식통은 “여기(북한)에는 ‘남녀칠세부동석’이란 말만 있을 뿐 학생들에게 성에 관해 제대로 가르치지 않아 가끔 이런 일이 발생하곤 한다”면서 “이런 일들은 학생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일이라 가정과 학교에서의 교양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