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노동신문 뉴스1

북한군이 또다시 군사분계선(MDL)을 침범하고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대남 오물 풍선 살포를 예고했다. 북·러 정상회담을 마치자마자 대남 위협을 재개한 것으로 보인다.

합동참모본부는 21일 “전날 오전 11시쯤 중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안에서 작업 중이던 북한군 수 명이 MDL을 20m가량 침범했다”며 “우리 군은 경고 방송에 이어 경고사격을 실시했고, 북한군은 바로 북상했다”고 했다. 북한군은 북측으로 이동해 야간까지 작업을 이어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군의 MDL 침범은 이달 들어 네 번째다. 북한군은 지난 9일 두 차례, 지난 18일에도 군사분계선을 넘었다 돌아갔다. 합참은 북한군이 매번 우리 군의 경고사격에 바로 북상하고 있는 점으로 미뤄 단순 침범으로 보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향후 도발을 위한 ‘예비 도발’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침범 지역은 수풀이 우거져 MDL 표식이 명확히 보이지 않는 곳이라고 한다. 최근 북한군은 지난 4월부터 북방 한계선(DMZ 북쪽 2㎞) 등 전선 지역 여러 곳에서 다수 병력을 투입해 지뢰 매설, 경계 능력 보강을 위한 불모지 조성, 전술 도로 보강, 대전차 방벽으로 보이는 구조물 설치 등 다양한 형태의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북한군 수십 명이 지뢰 폭파 사고로 다치거나 목숨을 잃은 정황도 파악됐다.

BBC ‘北 DMZ 장벽’ 위성 사진 공개 - 북한이 최근 군사분계선(MDL)과 비무장지대(DMZ) 북방 한계선 사이에 건설한 장벽 형태의 구조물(네모 안)이 위성 사진에 포착됐다고 영국 BBC방송이 21일 보도했다. /BBC

한편 북한 김여정은 이날 대남 담화에서 “국경 부근에 또다시 더러운 휴지장과 물건짝들이 널려졌다”며 “분명 하지 말라고 한 일을 또 벌였으니 하지 않아도 될 일거리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오물 풍선’ 살포를 예고한 것이다. 김여정은 “탈북자 쓰레기들은 삐라(전단)를 우리 국경 너머로 날려보낸 데 대해 숨기지 않았다”며 “그 쓰레기들이 자국민들로부터 비난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전날 경기도 파주에서 북쪽으로 전단과 이동식 저장 장치(USB), 1달러 지폐 등을 담은 대형 풍선 20개를 날려보낸 사실을 공개했다. 북한은 최근 우리 민간 단체의 대북 전단에 반발해 남한으로 ‘오물 풍선’을 네 차례 날려보내면서 자기네 쪽으로 전단이 또 넘어온다면 “몇십 배로 갚아주겠다”고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