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이 보유한 80m 길이의 유람선에 워터슬라이드와 국제 규격 수영장이 있다. /구글어스 캡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용 호화유람선이 강원도 원산 전용 별장 인근에서 운항 중인 정황이 위성사진에 포착됐다.

8일(현지시각) 미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미국의 민간위성기업 ‘플래닛랩스’가 지난달 27일과 지난 5일에 촬영한 위성 사진에 80m 길이의 유람선이 원산 앞바다에서 활동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지난달 27일에는 갈마반도에서 약 900m 떨어진 지점에서, 7월 5일에는 갈마 별장 해안에서 약 500m 떨어진 곳에서 유람선이 포착됐다. 위성사진에 찍히지 않은 날짜까지 고려하면 유람선의 운항 횟수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측된다.

워터슬라이드와 국제 규격 수영장을 갖춘 이 유람선은 주로 김정은 일가가 사용하는데, 때로는 외국 귀빈을 태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성학 한국 한반도안보전략 연구위원은 “무더운 여름철을 맞아 김정은 혹은 김씨 일가가 갈마 별장에서 여름나기를 위해 전용 유람선을 이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위성사진에 포착된 유람선 운항 일자는 김정은의 공식 일정과 겹치지 않았다. 김정은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일까지 전원 회의에 참석했으며, 2일에는 당 간부들과 함께 중요 공장과 기업소를 방문했다. 다만, 전원회의 일정을 고려할 때 지난달 27일에 유람선에 김정은이 탑승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매체는 전했다.

조한범 한국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김정은의 여름휴가에 앞서 유람선을 시범 운항했을 가능성이 있고 딸 김주애가 현지 지도에 등장하지 않았다는 점으로 미뤄 가족들이 이미 여름휴가에 들어갔을 가능성도 있다고 관측했다.

북한에는 총 4척의 김정은 전용 호화유람선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길이는 각각 50m, 55m, 60m, 80m인 이 유람선들은 유엔 대북 제재가 시작되기 전인 1990년대 도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포착된 유람선은 길이 80m, 폭 15m에 선상에는 워터 슬라이드와 50m 길이의 수영 레인이 총 4개인 수영장도 갖췄다. 유람선을 운항하지 않을 때는 원산 정박소에서 관리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