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북·러가 군사동맹에 준하는 조약을 체결한 이후 양국의 군사 교류가 속도를 내고 있다.

10일 항공기 추적 서비스인 ‘플라잇 레이더24′에 따르면 러시아 군용기 한 대는 지난 9일 평양에 착륙했고, 10일 오전 평양을 떠나 모스크바로 돌아갔다. 러시아 군용기가 평양에 들어갔다 나온 건 푸틴 대통령의 방북 이후 처음이다. 과거 러시아 군용기가 추적을 피하기 위해 무선 응답기 전원을 끈 채 비행하던 것과 달리 이번엔 신호를 켜고 운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한 전문가는 미국의 대북 전문 매체 NK뉴스에 “북·러가 이젠 군사 협력을 숨길 필요가 없다고 보는 것 같다”며 “더 많은 러시아 군용기가 공개적으로 북한을 오고 갈 것”이라고 했다. 이 군용기를 통해 군사 관련 장비와 기술자 등이 평양에 들어갔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앞서 지난 8일에는 북한 김금철 김일성군사종합대학 총장을 단장으로 하는 인민군 간부 대표단이 러시아에 파견됐다. 김일성군사종합대는 고급 장교 양성을 위한 군사 교육 기관이다. 이들의 구체적 방러 목적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우리 정부는 6·25 이후 실전 경험이 없는 북한이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를 통해 실전 관련 노하우를 전수받을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현승수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러시아에 포탄 이외에도 휴대용 대공 미사일 등을 지원한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신형급 개발 무기의 실전 테스트 장, 실전 데이터 확보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북·러가 지난달 체결한 새 조약에는 전시가 아닌 평시에도 방위능력 강화 목적의 공동 조치를 취하기 위한 제도를 마련하도록 하는 내용(제8조)이 포함되어 있다. 전시뿐 아니라 평시에도 합동 군사 연습 및 군사 기술 교류를 위한 길을 터놓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