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통일부장관이 18일 서울정부청사 장관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김지호 기자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18일 “북한을 방문한 외국인들이 가는 노래방에 통일과 관련된 노래는 싹 다 지워졌다”며 “김정은의 ‘통일 지우기’ 작업이 전방위적으로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김 장관은 이날 본지 인터뷰에서 “북한을 방문한 외국인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외국인이 가는 노래방에 그런 변화가 생겼고 외국인들이 평양까지 이동하면서 보이는 기념비 같은 조형물에 써 있던 ‘통일’이란 글씨도 다 지워져 있었다고 한다”고 했다.

김정은 정권의 ‘적대적 두 국가’ 정책에 따라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의 활동도 변화하고 있다. 김 장관은 “최근 북한이 조총련에 ‘대(對)한국 노선 전환 방침 집행에 대해’라는 제목의 지침이 내려간 게 확인이 됐다”며 “여기엔 각 기관과 단체, 사업소에서 ‘동족 관계로서의 평화통일’ 상징으로 보이는 활동은 절대 해선 안 된다고 되어 있다”고 했다. 김 장관은 “지침에는 대한민국의 이른바 ‘민주적 인물들과의 사업’과 조선학교에 대한 지원 단체 및 인물들과의 관계도 완전히 차단하라는 내용도 담겨 있다”고 했다. 이 지침대로라면 북한은 조총련에 국내의 일부 좌파나 친북·종북 세력과도 교류나 연대 활동을 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린 것이다.

김정은은 올해 초 대한민국을 동족이 아닌 교전 중인 적대국으로 규정, 반(反) 통일선언을 하고 ‘두 국가론’을 들고나온 뒤 ‘통일 지우기’ 작업을 진행 중이다. 김 장관은 김정은이 ‘두 국가론’을 주장하고 나선 속내에 대해 “북한 내부에 지속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한류 문화를 차단하기 위한 의도로 보고 있다”며 “김정은 정권이 민족을 부정한다고 해서 오랜 역사와 언어를 공유하는 민족적 정체성이 없어지는 게 아니라는 점을 분명하게 말하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