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말 수해 이후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 일대 야간 조명이 줄고 어두워진 모습이 확인됐다. /RFA

북한 신의주 일대를 덮친 수해로 전기마저 유실되거나 훼손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 일대의 야간 조명이 지난 7월 말 수해 이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항공우주국과 해양대기청이 공동 운영하는 JPSS 위성이 지난 23일 야간에 촬영한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 일대의 야간 조도 영상을 보면, 수해가 발생하기 전인 지난 6월 26일과 비교해 중국 단둥과 신의주를 잇는 압록강철교의 불빛이 많이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수해 전에는 신의주 중심부부터 남신의주역을 거쳐 신압록강대교 인근까지 철길을 따라 야간 조명이 밝게 비추고 있지만, 8월에는 신의주 중심부에만 부분적으로 조명이 보일 뿐 전반적으로 암흑인 모습이다. 특히 단둥 지역은 수해 전후와 비교해 야간 조명에 큰 차이가 없지만, 북한은 뚜렷하게 어두워진 지역이 많다.

야간 조도 영상을 분석한 정성학 한국 한반도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신의주 일대가 어두워진 이유는 수해로 전선주나 전력시설 등이 훼손됐기 때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 연구위원은 RFA에 “폭우 때 압록강변을 따라서 설치된 야간 철조망 등 전신주나 전선들이 유실 및 훼손돼서 전력선이 망가진 것 같다”며 “전력이 제대로 공급이 안 되기 때문에 전력난을 겪고 있는 걸로 판단된다”고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8일 평안북도 신의주시와 의주군의 수해 현장을 방문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폭우로 침수된 북한 신의주·의주군 수해 현장.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미국의 민간 위성사진 분석가인 제이콥 보글도 “폭우에 따른 홍수로 일부 송전선과 변전소가 손상됐을 수 있다”며 “중국과 공동 운영하는 댐들이 점검 대상이 되면서 일시적으로 가동을 중단해 전기 생산량이 감소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다만 “신의주는 태평만댐과 수풍댐에서 대부분의 전력을 공급받는데, 이 댐들이 손상됐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했다.

이번 수해로 압록강변을 따라 북중 국경 지역에 설치된 고압 전기철조망과 경비 초소들도 훼손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RFA는 “전기철조망이 북한 주민의 탈북을 막기 위해 압록강변을 따라 설치된 만큼, 북한 당국이 수해 복구뿐만 아니라 이동 통제와 국경 경비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신의주뿐만 아니라 주택 공사가 한창인 평양시 화성지구 야간 불빛도 수해 이후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JPSS위성이 지난 6월 26일과 8월 26일에 각각 촬영한 야간 조도 영상을 비교하면, 전위거리와 화성거리를 밝게 비추던 조명이 꺼지면서 암흑이 됐다. 정 연구위원은 “화성거리나 전위거리는 밤에도 조명으로 매우 밝던 곳인데 수해 발생 이후인 8월, 주택 건설 1단계와 3단계 지역의 일부에서만 빛이 감지될 뿐 전반적으로 많이 어두워졌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