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15일 경의선·동해선 남북 연결도로 일부 구간을 폭파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합동참모본부

북한은 16일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에 전날 진행한 경의·동해선 남북 연결 도로 폭파 관련 소식을 싣지 않았다.

노동신문은 이날 1면에 “한국 쓰레기들을 징벌하려는 멸적 의지가 온 나라에 차고 넘치고 있다”며 “14~15일 이틀 동안에만 전국적으로 140여만에 달하는 청년동맹일꾼들과 청년학생들이 인민군 입대, 복대를 탄원했다”고 했다. 대남 적개심을 고취하면서도 정작 전날 남북 군사분계선(MDL) 인근 연결 도로를 폭파한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이 2020년 6월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을 때는 관영 매체를 통해 관련 소식을 대대적으로 다뤘다. 조선중앙TV는 당일 오후 폭파 영상을 내보냈고 노동신문은 다음 날 ‘북남관계 총파산의 불길한 전주곡-북남 공동연락사무소 완전 파괴’라는 제목의 기사와 폭파 사진을 게재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 같은 대내 매체뿐 아니라 조선중앙통신 등 대외 공식 매체도 남북 연결 육로 폭파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있다. 북한 대내외 매체의 침묵은 경의·동해선 도로 폭파가 북한이 무인기 평양 침투를 주장하며 대남 적대적 분위기를 끌어올리던 와중에 이뤄진 것이어서 이례적이란 분석이다. 정부 당국자는 “남북 군사분계선 도로 연결 구간은 북한 주민들이 정확한 위치도 잘 모르고, 몇 초 만에 건물이 주저앉은 공동 연락사무소 폭파와 비교하면 시각적 효과가 크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 알려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을 수 있다”고 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자신들의 대남 강경대응 보다는 무인기를 보내는 한국의 위협적 행동을 알리는데 집중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했다. 앞서 북한은 경의·동해선 남북 연결 도로의 MDL 북측 구간 일부를 폭파한 뒤 중장비를 투입해 잔해를 치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