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육군이 신형 차기 자주포에서 155㎜ 포탄을 발사해 70㎞ 떨어진 표적을 미사일처럼 정확하게 정밀타격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미 육군 전투능력개발사령부는 최근 “XM1299 차기 자주포가 70km 정밀 타격에 처음으로 성공했고 앞으로 발사속도를 증가시키고 신뢰성을 높일 것”이라며 시험사격 영상을 공개했다.

시험사격은 지난해 12월 미 아리조나주 유마 시험장에서 ERCA(Extended Range Cannon Artillery)라 불리는 사거리 연장 차기 자주포(XM1299)가 155㎜ ‘엑스칼리버’ 정밀유도 포탄을 70㎞ 떨어진 표적을 향해 발사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공개된 영상에는 ERCA가 엑스칼리버 포탄을 발사하는 장면, 발사된 포탄이 포물선형 궤도를 그리며 날아가는 장면, 포탄이 가상 적 미사일 표적에 정확히 명중해 폭발하는 장면 등이 포함됐다.

엑스칼리버는 GPS,INS(관성항법장치) 등으로 유도돼 정확도가 2m에 불과하며 1발당 가격은 약 4만 달러(4000여만원)다. 이라크·아프가니스탄전 등 실전에서도 사용됐다.

미 차기 자주포 ERCA는 기존 자주포에 비해 포신이 훨씬 길어 최대 사거리가 기존 M109A6 ‘팔라딘’ 자주포(45㎞)에 비해 3배 가량 늘어났다는 게 특징이다. 최대 사거리는 130㎞에 달한다. 구경은 ‘팔라딘’과 같은 155㎜이지만 포신의 길이가 포 구경의 58배인 58구경장(9m)에 달한다. 한국군 주력 K9 자주포도 최대 사거리는 40여km다.

사거리를 늘리고 정확도를 높인 두가지 신형 포탄을 시험중이다. 하나는 이번에 영상이 공개된 정밀유도포탄 ‘엑스칼리버’이고, 다른 하나는 신형 로켓추진탄 XM1113이다. 미국은 오는 2023년까지 ERCA를 실전배치할 계획이다.

미국이 개발중인 차기 자주포(ERCA)에서 발사된 엑스칼리버 포탄이 70km 떨어진 목표물에 미사일처럼 정확히 명중해 폭발하고 있다. / 미 육군 유튜브 영상 캡처

미 육군은 중국·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해 장거리 정밀타격 전력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신형 장거리 자주포 및 신형 포탄 개발도 그 일환이다. 과거 곡사포를 중심으로 한 포병은 정확도가 크게 떨어져 목표물 파괴에 다량의 포탄을 사용해야 했다. 하지만 이젠 포탄으로 미사일처럼 먼 거리의 표적을 족집게 타격을 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군 소식통은 “미 ERCA가 실전배치되면 전투기나 공격헬기의 도움 없이 지상군 포병이 최대 130㎞ 떨어진 적 표적을 정밀타격할 수 있는 시대를 맞게 된다”고 말했다.

국내 방산업체도 최대 60~120㎞ 떨어진 표적을 족집게 타격할 수 있는 155㎜(자주포용) 및 127㎜(함포용) 정밀유도포탄을 개발중이다. 하지만 미 ERCA처럼 포신을 연장해 사거리를 늘린 신형 자주포를 개발하는 계획은 아직 없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