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보궐선거 운동 첫 날인 3월 25일 더불어민주당 김영춘(왼쪽) 부산시장 후보와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동환 기자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 측 대변인들이 25일 “조강지처” 발언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남영희 더불어민주당 후보 대변인이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박형준 후보의 ‘엘시티 특혜 분양 의혹’에 대해 “조강지처를 버렸다”고 하자 김소정 국민의힘 후보 대변인은 “남존여비사상이 통했던 시절에서나 통할 위험한 발언”이라고 했다.

김영춘 후보 측 남영희 대변인은 김 후보가 부산에서 전세로 살면서 서울 광진구에 시세 16억원 상당 집을 보유한 것과 관련, “2010년 서울에 있는 광진구를 버리고 부산으로 내려올 때 지금의 아내와 한 약속이 있었다고 한다”며 “젊은 시절에 고생한, 땀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주택 한 채 마련한 집은 팔지 말자고. 그래서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박형준 후보 측 김소정 대변인은 “조국 전 장관 등 문재인 정권 인사들이 부동산 문제가 터질 때마다 ‘이것은 나랑은 상관 없다. 아내 탓이다’라는 아내 탓 릴레이를 하고 있다”며 “아내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은 비겁하다”고 했다.

3월 25일 오전 부산 남구 부산국제금융센터 광장에서 열린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후보의 출정식에서 김 후보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동환 기자

그러자 남 대변인은 “조강지처라는 뜻을 아느냐. 몹시 가난하고 힘들 때 고난을 함께 겪었던 아내를 지칭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박 후보는 조강지처를 버리고, 지금 새롭게 살고 있는 부인과 성이 다른 처자식에 대해서는 선 긋기도 하면서 그런 부분들에 대해 우리 김영춘 후보의 이런 부분에 대해 이해를 못 할 수도 있겠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조강지처를 버렸다'는 발언에 대해 문 정부를 지지하는 페미니스트분들께서 상당히 분노를 해야 하는 발언”이라며 “조강지처를 버릴 수 없습니다? 그거는 예전에 조선시대나 남존여비사상 시절이 통했던 시절에서나 통할 법한 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혼이라는 것은 서로 합의 하에 이뤄지는 것이지, 남자가 여자를 버린 것으로 성립했다는 것은 여성을 정말 하찮은 존재나 수동적인 존재로 취급하는 위험한 발언”이라고 했다.

이에 남 대변인은 “조강지처를 버렸다라는 세간의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했다.

3월 25일 오전 부산진구 부전시장에서 열린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출정식에서 박후보가 큰절을 하고있다./ 김동환 기자

앞서 박 후보는 지난 17일 여권이 제기한 엘시티 특혜 분양 의혹에 대해 반박하며 “저는 재혼가정이다. 그래서 두 자녀를 포함해 네 자녀를 두고 있다”며 “재혼가정은 잘 아시다시피 마음의 상처를 항상 짊어지고 살고, 말 한마디 한마디가 자녀들에게는 비수가 될 때도 많다. 그래서 마음 졸이는 일이 다른 가정보단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아무리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했다하더라도 민주당과 집권세력은 저의 아픈 가족사를 들추며 검증의 범위를 넘어선 치졸하고 졸렬한 인신공격을 계속하고 있다”며 “흑색선전으로 민심을 도둑질할 수는 없다”고 했다.

◇박 후보 측 “가족 파괴하는 치졸한 흑색선동”

남 대변인의 ‘조강지처’ 발언을 놓고 박 후보 측은 강경 대응에 나섰다. 박 후보 측은 “더불어민주당의 흑색선전과 선동이 극에 달하고 있다”며 “강력한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했다.

박 후보 측은 남 대변인의 발언에 대해 “선거이기 이전에 가족을 파괴하고, 인격을 파탄내는 저급하고 치졸한 흑색선동”이라며 “선거 과정이기 때문에 사실과 다른 내용을 공중파 방송에서 유포하는 행위는 묵과할 수 없는 범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했다.

이어 “지난 2008년 총선 당시 상대 후보 선거운동원 등이 이러한 종류의 흑색선전과 허위사실유포에 대해 선거법 위반 등으로 7명이나 엄중한 처벌을 받은 바 있다“고 했다.

박 후보 측은 또 소셜미디어에 “박형준은 성공한 뒤 ‘불륜’을 저질러 놓고 부인과 이혼했다”는 글을 올린 전우용씨도 고발했다고 밝혔다. 박 후보 측은 “박 후보에 대한 허무맹랑한 허위사실을 게시한 ‘조국백서' 필진이라고 알려진 전우용 교수에 대해 지난주 수사기관에 고발한 바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