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격리자의 저녁 - 지난 23일 소셜미디어에 ‘공군 수도권 부대 격리자의 저녁’이라는 사진 한 장이 올라왔다. 휴가 복귀 후 코로나 감염 예방을 위해 격리 조치된 장병에게 제공된 급식은 밥과 나물 한 숟갈, 깍두기 두 쪽이었다고 제보자는 주장했다. /페이스북

휴가에서 복귀한 후 코로나 감염 확산 예방 차원에서 일정 기간 병영 안에서 격리되는 병사들에게 부실한 식사가 제공됐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군은 급식 실태에 대한 전수조사에 들어갔다.

이달 들어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병영 내 열악한 급식 실태를 제보하는 글들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휴대전화 사용이 가능해진 병사들이 직접 사진을 찍어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 23일에는 ‘공군 수도권 부대 격리자의 저녁’이라는 제목을 단 사진 한 장이 올라왔다. 흰색 스티로폼 도시락에 밥과 나물 한 숟갈, 깍두기 2쪽이 전부였다.

20일에도 육군 12사단 소속이라 밝힌 이가 “식사할 사람이 120명이 넘는데 햄버거빵을 60개만 줘서 취사병들이 하나하나 반으로 갈라 120개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51사단 예하 모 여단 소속이라는 제보자도 급식 사진을 올려 “감방이랑 뭐가 다르나”라고 했다. 이밖에 “8명에게 3인분을 제공했다” “누가 더 불행한가 경쟁하고 있다”는 폭로성 글들이 육군, 해군, 공군을 가리지 않고 줄지어 올라왔다.

20일 육군 12사단 예하부대가 코로나 감염 예방을 위한 격리 장병에게 제공되는 급식이라며 올린 사진. /페이스북

24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엔 격리 병사들에 대한 처우 개선을 촉구하는 청원이 올라왔다. 이 청원인은 “국군 장병들에게 기본 식단이 알맞게 제공되는 합당한 대우를 해달라”며 “나라를 지키는 장병들의 식단이 어째서 감옥에 있는 범죄자들 식단보다 부실한 건가”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일자 남영신 육군참모총장은 전 부대에 급식 관련 실태에 대한 점검을 지시했다. 육군은 “부대별 부식비와 중앙 조달품(라면·참치 등)을 활용해 추가 급식을 제공하는 한편 열외 병력에 대한 지원도 소홀히 하지 않도록 확인하겠다”고 했다.

서욱 국방부장관도 24일 경기 평택 해군 2함대사령부를 찾아 병사 식당에서 격리 장병에게 지원되는 도시락 내용물과 포장 상태를 직접 확인했다. 군 내 급식과 시설 부실 제보에 국방장관이 직접 나서서 신속 대응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서 장관은 “장병들의 생활 여건 보장은 지휘관들이 책임져야 하는 가장 기본”이라고 했다. 올해 장병 1명의 하루 급식비는 8790원으로 한 끼 단가가 2930원꼴이다. 중·고등학교 급식 단가의 절반가량이며, 유명 커피전문점에서 판매하는 커피 한 잔 값도 못 되는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