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과 유엔군을 격퇴한 중공군을 영웅적으로 그린 '1953 금성대전투'의 한 장면. /유튜브

6·25 전쟁 당시 중공군이 “한국군 5만여명을 섬멸했다”고 기록한 금성전투를 배경으로 중국에서 제작된 영화 ‘1953 금성대전투’(원제 ‘금강천’)가 국내에서 ‘15세 이상 관람가’로 유통이 허용됐다는 소식에 정치권과 시민들은 들끓었다.

◇최재형 “정상이냐”, 유승민 “충격”, 조해진 “호국영령 능멸”

국민의힘 소속 대선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유승민 전 의원은 7일 오전 동시에 페이스북에서 해당 영화에 대한 상영 허가 문제를 비판하고 나섰다.

최 전 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북진 야욕에 불타는 한국군? 이게 정상입니까”라며 “(1953 금성대전투는) 중국 포털사이트 ‘바이두’에 항미원조 70주년을 기념해 제작했다고 소개된 그 영화”라고 적었다. 이어 영화 홍보물에 적힌 ‘미군의 무자비한 폭격과 함께 북진 야욕에 불타는 한국군의 대규모 공세가 시작된다. 인민군 공병대는 결사 항전을 준비했다. 금강천을 한국군 사단의 피로 물들인 인민군 최후의 전투’ 표현을 거론하며 “북진 야욕에 불타는 한국군? 한국군 사단을 피로 물들였다? 도대체 전쟁을 도발한 게 누구입니까”라고 했다.

또 “(1953 금성대전투는) 철저히 중국과 북한의 시각으로 제작한 것”이라며 “16일부터 IPTV를 통해 공개되면 누구나 시청할 수 있다. 영화에 대한 판단과 비판은 시청자들의 몫이지만, 청소년들에게 침략 전쟁에 가담한 중국 인민군을 영웅으로 묘사한 영화를 보여주는 의도가 도대체 무엇이냐”라고 했다.

같은 날 유 전 의원도 ‘文정부 대중국 굴욕외교의 끝은 어디인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충격이다”라고 했다. 그는 “‘한국은 작은 나라, 중국은 높은 산봉우리’라고 하던 文대통령의 굴욕적인 발언은 아직도 국민들 속을 부글부글 끓게 한다”라며 “이것도 모자라 대한민국을 침략한 중공찬양 영화를 우리 안방에서 보라는 것이냐”라고 했다.

이어 “영등위는 대한민국의 국가기관입니까 아니면 중국 홍보기관입니까?”라며 “사드배치 이후 중국은 지금까지 한한령을 유지하면서 한국의 드라마나 영화를 배척하고 있는 상황으로 화장품, 유통, 관광산업은 직격탄을 맞았다”라고 했다.

또 “문화 상호주의는 어디로 갔습니까? 중국 정부에 굴욕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게 문재인식 ‘상호주의’입니까?”라며 “대한민국은 문재인 정부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큰 나라’다. 더는 나라와 국민을 부끄럽게 하지 말아달라”라고 했다.

국민의힘 3선 의원인 조해진 의원도 페이스북에 “자유대한민국을 파괴하고 공산국가를 세우려 했던 중공군 남침을 미화한 영화”라며 “정부가 이런 영화를 상영하도록 허가한 것은 자유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했다.

또 “자유민주체제 가치를 흔드는 반국가적 행위이자 자유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버린 호국영령들을 능멸하는 일”이라며 “정부는 국민 앞에 사과하고 영화 상영 허가를 즉각 취소해야 한다”라고 했다.

◇온라인도 부글부글 “표현 자유? 민간인만 100만이 죽었다”

온라인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2차 세계대전에서 가미가제 특공대 미화한 영화도 상영할 판” “국군용사가 죽는 영화를 수입??” “훠훠훠...재미있는 수입인거 같아요..” “진짜 저급하고 사상이 의심스럽네요 국군영혼들이 분노하겠네요”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표현의 자유라는 관점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6일 양준우 국민의힘 대변인도 페이스북에 “이게 자유로운 사회”라는 글을 올렸다. 하지만 이런 의견에도 반박이 터져나왔다. “북한과 중공의 침략 전쟁으로 숨진 민간인만 100만명이고 직접 참상을 겪은 무수한 국민이 아직도 멀쩡히 살아있는데 무슨 헛소리냐” “자유의 문제가 아니라 이건 안보문제” 등의 의견이 온라인에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