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어느 지역이든 1시간 이내에 최대 100t 가량의 화물을 수송할 수 있는 진짜 ‘로켓 배송’이 현실화할 전망이다. 미 공군은 이를 최우선 개발과제 중의 하나로 선정해 내년도 예산을 신청하는 한편, 최근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미 공군연구소(AFRL)가 최근 공개한 ‘로켓 카고(Rocket Cargo)’(로켓 화물운송) CG(컴퓨터 그래픽) 영상에 따르면 스페이스X사의 스타쉽(Starship)과 비슷한 로켓에 대량의 재난구호 물자가 실려 발사된 뒤 1단 로켓이 분리된다. 1단 로켓은 수직으로 지상 착륙해 재활용된다. 구호물자를 실은 로켓은 우주 공간을 비행한 뒤 목표 지역 상공에서 수직으로 착륙해 구호물자를 하역한다.

◇ 재난지역 등 전세계 1시간 내 100t 화물 ‘로켓 배송’

로켓 화물운송은 기존 로켓과는 다른 궤도와 비행 방식을 이용하며, 접근하기 힘든 오지나 까다로운 지형에 착륙시키는 데 기술개발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미 공군은 밝혔다. 미 공군은 쓰나미, 태풍, 지진 등 대규모 재해재난 긴급구호 용도로 로켓 화물운송 영상을 공개했지만 전시에 신속한 보급 지원을 받아야 하는 해외 파병 미군 지원용 등으로도 쓸 수 있다.

미 공군이 전세계 어디든 1시간내로 각종 물자를 수송할 수 있도록 개발중인 '로켓 카고' 시스템. 스페이스X의 스타쉽과 같은 방식으로 지상 착륙이 가능해 '로켓 배송'이 가능하다. /미 공군

특히 긴 활주로 등 이착륙 공간이 필요한 수송기와 달리 로켓 화물운송은 좁은 공간에서도 가능하고 속도가 수송기보다 20배 이상 빠르다는 게 장점이다. 100t을 탑재할 경우 미군 주력 C-17 수송기보다 많은 양을 한번에 수송할 수 있다. 착륙 지역이 교전중이어서 위험하면 공중에서 화물 캡슐을 투하할 수도 있다.

로켓 화물운송은 한번 쓰고 버리는 종전 로켓으로는 실현될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스페이스X가 재활용 로켓 개발에 성공함에 따라 미 공군도 이를 활용하는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는 미 공군 연구소 헤더 프링글 소장에 따르면 로켓 화물운송은 재사용이 가능한 대형 상업 로켓기술의 발전이 뒷받침됐으며 미국의 6번째 군으로 신설된 ‘우주군’도 연구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 미 공군, ‘로켓 카고’ 최우선 과제로 내년도 연구예산 신청

앞서 미 공군은 지난 6월 ‘로켓 카고’ 프로젝트를 최우선 개발 과제로 선정하고 내년도 예산안에 4790만 달러의 연구 자금을 신청했다. 이 연구에는 신소재, 로켓 착륙, 화물칸 및 빠른 하역을 위한 설계, 화물 공중 투하 기술 등이 포함됐다. 로켓 화물 운송은 미 공군이 선정한 네번째 최우선 개발 과제로 알려져 있다. 로켓 카고보다 앞선 세가지 과제는 다양한 목표를 자동 공격하는 폭탄인 ‘골든 호드(Golden Horde)’, 3세대 항법위성 ‘NTS-3′, 인공지능(AI)을 갖춘 무인항공기 ‘스카이보그(Skyborg)’ 등이다.

미 공군은 개발 시간과 비용을 줄이기 위해 기존 상용 로켓기술을 최대한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스페이스X와 긴밀히 협력해왔다고 한다. 미군이 공개한 영상도 스페이스X의 스타쉽과 비슷한 점이 많다.

스타쉽은 스페이스X에서 개발중인 다목적 초대형 우주발사체로 달과 유인 화성 탐사, 행성간 탐사 계획까지 고려해 설계됐다. 스페이스X는 지난 8월 ‘슈퍼 헤비(Super heavy)’ 1단 로켓(길이 70m)에 스타쉽(길이 50m)을 결합, 높이가 120m에 달하는 사상 최대의 로켓을 공개했다.

2021년8월 스페이스X가 공개한 높이 120m의 사상 최대 로켓 조립 장면. 팰켄 헤비(1단) 위에 스타쉽을 올려 조립하는 방식이다. /스페이스X

스페이스X가 공개한 로켓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아폴로 프로젝트에서 활용한 로켓 ‘새턴Ⅴ’의 110.6t와 NASA의 유인 우주 탐사용 로켓인 ‘스페이스 론치시스템(SLS)’의 111.3t보다도 크다. 로켓이 내는 추력도 새턴Ⅴ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타쉽은 그동안 수직으로 발사된 뒤 제자리에 착륙하는 비행 테스트를 여러 차례 실시했으며 연내 첫 우주궤도 비행을 시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