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9일 서울 마포구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21주년 기념식 및 학술회의'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원칙 이성’,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기회 이성’의 소유자라며 장단점을 비교했다.

진 전 교수는 9일 페이스북에 ‘재명학 연재 제1회’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올리고는 “윤석열의 마인드는 원칙 이성에 가깝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이를 “법을 적용하는 데에 이편저편을 가려서는 안 된다는 거다. 저쪽에 날카로운 칼을 댔다면 이쪽에도 똑같이 날카로운 칼을 들이대야 한다는 것”이라며 “아마 그것이 그를 대선 후보로 만들어주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원칙이성이 강한 이들의 단점은 융통성이 부족하다”며 “이게 아집과 독단으로 흐르면 치명적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고 봤다.

반면 이 후보에 대해서는 “극단적으로 발달한 기회이성의 소유자”라며 “이것의 장점은 어떤 상황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실제로 그는 필요하다면 언제라도 제 입장을 180도로 뒤엎을 준비가 되어 있다”며 “기회이성이 극도로 발달한 이들의 문제는 일관성의 부재로 신뢰를 받기 힘들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이 후보를 두고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해야 한다고 했다가 여의치 않자 바로 접어버린다. 윤석열 후보의 소상공인 배상 50조 공약을 포퓰리즘이라고 비난하더니 바로 입장을 바꿔 지금은 선거 전에 빨리해치우자고 재촉한다”고 말했다. 또 “대장동 비리가 터졌는데 외려 ‘상을 받을 일’이라고 전세의 역전을 노리다가 상황이 여의치 않게 돌아가니 그제야 사과한다”, “존경하는 박근혜 대통령이라고 했다가 비판이 나오니 ‘진짜 존경하는 줄 안다’고 한다”, “노령의 시장상인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다정한 감성의 소유자가 성소수자들에게 마치 약이라도 올리듯 ‘다 했죠?’라고 말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비일관성 속에 한 가지 일관된 원칙이 있다면 바로 이해관계”라며 “득표에 도움이 된다면 했던 말도 뒤집고, 마음에 없는 사과도 하고, 가짜 눈물도 흘리고, 빤한 거짓말도 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주장했다.

진 전 교수는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면 문재인을 칠 것이다?”라고 쓰고는 “저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고 자문자답했다. 윤 후보가 이날 김대중 전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21주년 기념식에서 “어떤 정치보복도 하지 않고 모든 정적들을 용서하고 화해하는 성인 정치인으로 국민 통합을 이뤘다”고 말한 것을 두고 진 전 교수는 “보수 쪽에서 실망하겠지만 그는 그 말을 지킬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반면 이재명은 다르다”며 “그는 자기에게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문재인을 제물로 넘길 수도 있는 인물이다. 이재명은 한다”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그걸 친문들도 알아서 안 돕는 것”이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