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왼쪽),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아들의 불법 도박 의혹이 불거지자 야권에선 이 후보가 아들 논란으로 선거캠프 비서실장 직을 사퇴한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수준에 상응하는 처신을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를 두고 권인숙 민주당 의원은 “다른 차원”이라고 했다.

권 의원은 지난 16일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서 이 후보와 장 의원의 아들 논란을 비교하는 질문을 받자 “아직까지 차이를 논의할 수 있는 정도의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20대 후반의 아들의 삶에 대해서 우리 사회가 어느 정도로 부모에게 책임을 물을 것인가의 문제”라며 “아니면 그 과정에서 개입은 다른 차원일 것”이라고 했다.

권 의원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아내 김건희씨를 언급하며 사생활 문제제기 방식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이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 사회가 제대로 논의를 해 봐야 한다”며 “사적인 생활에 대한 문제제기라든가 추문으로 몰고 가려고 하는 식의 논의들에 대해 반대한다”고 했다.

이 후보의 대응과 관련해서는 “우리가 정리할 것은 정리하고 같이 검증할 건 검증하고 경계할 것은 경계하고 이런 식의 태도는 필요한 것 같다”며 “그런 부분(논의)들이 이어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사회대전환위원회 출범식을 마친 뒤 자신의 아들 도박 의혹 관련 사과 발언을 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 후보는 이날 아들의 불법 도박 의혹이 보도되자 곧바로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에 권 의원은 김건희씨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과 이 후보 아들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이 다를 수 있다고 봤다.

권 의원은 “태도의 자세에 대해서는 다르게 생각하실 것”이라며 “조금 더 상황이 드러날 게 있는지도 파악을 해야 한다”고 했다.

또 “20대 이후에 나타난 아들에 대한 여러 가지 얘기들에 대해서 과연 어떤 태도로 우리가 가야 되는가, 본인들이 반성하고 사과하고 법적인 책임을 지는 것과는 또 다르게 사회적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루는 게 맞는가에 대한 또 다른 논의가 있을 것”이라며 “사회적인 논의와 국민적인 판단들이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이날 불거진 장남 이모씨의 불법 도박 의혹에 “아비로서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아들이 치료받도록 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씨는 2019년 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한 포커 커뮤니티 사이트에 ‘이기고싶다’란 닉네임으로 해외 포커 사이트나 수도권 지역 도박장에서 도박을 했다는 글을 올렸다. 게시글 중에는 경기도의 한 불법 도박장을 방문해 열흘간 536만원을 땄다고 자랑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민주당 측은 이씨가 최근까지도 포커를 쳐온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 후보는 아들 일로 선거캠프 비서실장 직책을 그만둔 장제원 의원 수준에 상응하는 처신을 하라”고 적고, 이양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아들의 중범죄를 치료 대상쯤으로 치부한 이 후보의 사과를 보면 조카의 ‘모녀 살인 사건’을 ‘데이트 폭력’으로 둔갑시킨 일이 오버랩 된다”고 하는 등 공세를 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