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어준씨. /TBS 라디오 유튜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이 청와대 집무실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것과 관련, 방송인 김어준씨는 “이해가 안 간다”고 비판했다.

김씨는 17일 자신이 진행하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국민에 더 가까이 가겠다는 의지는 이해가 가는데, 국방부가 어떻게 그 의지가 실현될 공간인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새 정부는 용산으로 대통령 집무실을 옮길 예정인가 보다. 국민에게 더 가깝게 다가간다는 광화문 구상이 처음 등장한 건 김영삼 당선자 시절이었다. 이후 새 정부 출범 때마다 광화문 계획이 등장했다가 경호를 비롯해 여러 현실적인 문제로 무산됐었다”며 “이번에는 광화문이 여의치 않자 용산 국방부 청사를 집무실로 쓰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민 속으로 가기 위해 군사시설로 들어간다. 불만이 아니라 궁금해서 그런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 마음에 제가 띄운다”며 가수 윤시내의 ‘난 모르겠네’를 선곡했다.

김씨는 “‘청와대로 들어갈 확률은 제로’라는 말을 먼저 했으니 (집무실을) 옮기는 것 자체는 기정사실인 것 같다”며 “그리고 국민 앞으로 한 걸음 다가간다, 대국민 접촉면을 넓힌다, 이런 이유를 댄 건데 국민 소통을 왜 군사시설에서 하나. 이건 납득이 안 간다”고 했다.

이어 “국방부 건물은 군사 보안 시설이고 민간인 접근이 불가능하다”라며 “대통령 집무실을 옮기면 경호가 더 삼엄해지지, 담장을 허물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전과는 다르게 이번에는 ‘옮긴다’를 먼저 못박아뒀다. ‘왜 옮긴다’는 건 갖다 붙인 거 아니냐. 왜냐하면 ‘국민 속으로’ 하고 ‘국방부 속으로’는 아무 상관이 없다”며 “그 동네에는 도보로 이동하는 인구도 별로 없는 곳이다. 용산공원이 인근이라고 공원 옆 집무실 이런 얘기도 하던데, 용산공원은 2027년 마무리된다. 임기 끝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출퇴근도 문제다. 아침 출근할 때마다 교통 통제를 해야 한다. 그것도 문제지만 통신 차단도 한다”며 “민폐 아닌가.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윤 당선인은 대통령 집무실을 광화문 정부 청사로 이전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었다. 그러나 경호, 교통 등 문제로 ‘광화문 대통령’이 되겠다는 공약 이행이 여의치 않자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16일 브리핑에서 “기존 청와대로 윤 당선인이 들어갈 가능성은 제로”라며 “용산을 포함해 여러 개 후보지를 놓고 검토 작업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