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뉴스1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을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용산의 역사(歷史)가 논쟁거리가 됐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오욕의 역사가 있는 곳”이라고 하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선거 끝난 다음에도 저열하게 나온다”고 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7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청와대 이전지로 검토되고 있는) 용산 땅은 저희들 대한민국 국민 입장에서는 이를테면 오욕의 역사가 있는 곳”이라며 “우리 대통령이 청나라 군대, 일본 군대가 주둔했던 곳에 꼭 가야겠느냐”고 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 문제를 놓고 반일(反日)프레임을 꺼내든 것이다.

윤 비대위원장은 “일설에는 풍수가의 자문 아니냐 이런 의문도 제기를 하고 있는데, 풍수 얘기 이전에 일본 군대가 주둔하던 데 가서 계시겠다고 하는 게 저는 뭐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윤 위원장의 인터뷰 기사를 공유하며 “용산이 ‘오욕의 역사’를 가진 땅이라고 싸잡아서 비하하신 것이라면 당장 용산 주민들에게 사과하라”고 했다. 윤 비대위원장이 ‘청나라·일본 군대 주둔’을 언급한 데 대해 이 대표는 “애초에 청와대 부지는 그런 식으로 따지면 조선총독 관저가 있던 곳”이라고 했다. 그는 윤 위원장을 향해 “윤석열 정부가 하려는 모든 일을 반대하고자 선거 끝난 다음에도 저열하게 나오십니까”라고도 했다.

한편 윤 위원장은 16일로 예정됐던 문재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오찬 회동이 무산된 것과 관련해 “(회동 전) 사전 논의 과정에서 당선인 측의 대단한 무례함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대단히 무례한 요구가 있었고 점령군 행세하는 모습 때문에 불발된 거 아닌가”라고 했다.

이 대표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대통령직 인수를 한다는 것은 권력이 이양되는 과정이다. 전임 정부는 후임 정부의 출범에 협조할 의무가 있다”며 “오히려 인수위 없이 선거 다음날부터 점령군 행세하면서 적폐청산 드라이브를 걸었던 당은 민주당”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