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이 25일 서울 지하철에서 승하차 시위를 벌이고 있다. /전장연 페이스북 캡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출근 시간대 ‘지하철 시위’를 연일 비판하고 있다.

이 대표는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할머니의 임종을 맞으러 가야한다는 시민의 울부짖음에 ‘버스타세요’ 라고 답하는 모습은 비판받아야 마땅한 모습”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자신의 주장이 장애인 혐오라는 일각의 비판과 관련해선 “소수자 정치의 가장 큰 위험성은 성역을 만들고 그에 대한 단 하나의 이의도 제기하지 못하게 틀어막는다는 것에 있다”라며 “이준석을 여성 혐오자로 몰아도 정확히 여성 혐오를 무엇을 했는지 말하지 못하고, 장애인 혐오로 몰아도 무슨 장애인 혐오를 했는지 설명 못하는 일이 반복된다”라고 했다.

이 대표는 “왜냐하면 지금까지 수많은 모순이 제기 되었을 때 언더도그마(약자는 선하고 강자는 악하다고 생각하는 현상) 담론으로 묻어버리는 것이 가장 편하다는 것을 학습했기 때문”이라며 “치열하게 내용을 놓고 토론하기 보다는 프레임 전쟁을 벌인다. 그 안에서 정작 소수자 정치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해당 성역의 PC(Political Correctness‧정치적 올바름) 강도만 높아지고 많은 사람들은 담론을 건드리기를 싫어하게 되고 주제 자체가 갈라파고스화 되어버리는 방식으로 끝난다”라고 했다.

이어 “그런데 정작 아무리 소수자, 약자 프레임을 지속해도 이미 여성이 절대 약자라거나 장애인이 절대 선자라는 프레임은 작동하지 않는다. 9호선에서 폰으로 (중년 남성) 머리를 찍다가 구속된 여성은 여성이라서 약자도, 강자도 아니다. 그냥 이상한 사람인 거고, 장애인 시위에서 임종 지키러 간다는 시민에게 버스 타고 가라는 분은 장애인이라서 선자도 악자도 아니다. 그냥 이상한 분인 것”이라며 “결국 정의당이나 민주당이 아무리 여성주의를 외쳐도 광역단체장 상당수와 당대표까지 성비위로 물러나는 것이 우연은 아니다. 그럼에도 그 담론을 포기 못하고 계속 들고 가는 게 복어 패러독스(paradox‧역설)다”라고 했다.

이 대표는 “결국 이런 패러독스를 이기지 못하고 질주하면서 민주당은 여성의 성기를 찢겠다는 사람(이재명 전 대선후보)을 내세워서 여성표를 공략해야하고 (박지현) 비대위원장이 (박원순 장례위원장을 한) 원내대표의 멱살을 잡아야 되는 상황을 맞이한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또 다른 글을 통해서는 “전장연의 지하철 운행 방해 투쟁은 이미 국민에게 소구력이 없다. 이동권 관련해서 전장연의 요구사항들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도 아닌 상황에서 지하철 엘리베이터 설치율이 100%가 아니라는 이유로 계속 서울시민 불특정 다수를 볼모 삼는 방식은 지속되기 어렵다”라며 “지금 엘리베이터 설치가 지연되는 역들은 말 그대로 역사구조상 엘리베이터 설치 동선이 안 나오는 역들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그럼에도 어떻게든 넣어보려고 고민하는 서울교통공사가 투쟁의 대상인가? 지하철을 타는 시민들이 투쟁의 대상인가?”라며 “할머니의 임종을 맞으러 가야 한다는 시민의 울부짖음에 ‘버스타세요’라고 답하는 모습은 비판받아야 마땅한 모습이다. 여론이 안 좋아지자 그 영상이 조작되었다고 하는 중이던데, 그 영상은 조작된 게 없다. 그런 엄청난 말을 해놓고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사과하는 부분이 포함 안 되었을 뿐이다. 그런 걸 조작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전장연은 임종을 지키지 못할까 발을 동동 구르는 시민에게 버스타고 가라고 말한 것이 맞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전장연은 조건을 달지 말고 당장 서울시민을 볼모로 잡는 시위를 중단하시라”라며 “중단하지 않으면 제가 전장연이 불법시위하는 현장으로 가서 공개적으로 제지하겠다. 만약 전장연이 시위를 중단하고 앞으로 상당기간 시위를 지속하지 않는다면 저는 언론이 배석한 공개적인 장소에서 전장연을 만나겠다”라고 했다.

한편 전장연은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며 지난해부터 서울 지하철역 곳곳에서 출근길 시위를 하고 있다. 전장연은 이 과정에서 고의적으로 지하철 운행을 막아 출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