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유튜브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벌이고 있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온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이분들이 피켓 들고 시위하거나 아니면 탑승해서 단순히 이동하는 것에 대해 뭐라고 한 적이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29일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과 인터뷰에서 “이분들의 시위 방식에 대해 이의제기를 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이분들은 지하철 출입문에 휠체어를 정지시켜 출입문이 닫히지 못하게 하는 방식으로 시위를 한다”며 “도대체 시위의 대상이 누구인가. 보통 권력자에 대한 시위를 한다고 그러면 청와대 앞에 가서 대통령에게 각성을 촉구하거나 국회에 가서 국회의원들한테 각성을 촉구하거나 한다. 3호선, 4호선 타는 출퇴근하는 서울 시민들이 왜 투쟁의 대상이 돼야 하느냐, 이게 저의 이의 제기”라고 했다.

그는 “지난 주말 전장연 시위 방식이 이슈화 된 다음, 어제 이분들이 시위를 했다. 어제는 지하철 문에 (휠체어를) 세워놓지 않고 그냥 타고 가시더라”라며 “결국 전장연도 시민들의 비판이라는 것이 얼마나 강해지고 있는지 알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불특정 다수의 불편을 볼모삼는 시위방식’이라는 자신의 발언을 두고 정치권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관용적인 표현인데 이게 무슨 문제인가”라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내용에 대해 하나도 책잡을 게 없으면 보통 이렇게 간다. 일종의 성역화”라며 “장애인 시위하는 것에 대해 뭐라고 하는 게 아니라, 제가 한 말은 ‘서울 시민은 장애인의 투쟁 대상이 아니다’라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볼모라는 표현은 전혀 사과의 대상이 될 수가 없다. 어떤 단체든 시위하면서 시민의 안전을 볼모 삼지 마라 이런 것들은 다 하는 얘기”라며 “지적하기 위해서 그 표현까지 문제 삼으면 대한민국에 할 수 있는 말이 없다”고 했다.

이어 “우리 사회의 담론을 다루게 하려면 성역이나 용어에 대한 지적 같은 게 나오면 안 된다”며 “제가 그렇게 막말하는 타입이었으면 방송을 10년 넘게 했겠나. 저 방심위(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제재 같은 거 한 번도 안 받아본 사람이다”라고 했다.

전날 시각장애인인 자당 김예지 의원이 시위 현장을 찾아 사과한 것에 대해서는 “대신 사과할 수는 없다. 김 의원은 제 대변인이나 비서실장이 아니기 때문에 그럴 권한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국민의힘 의원 개인의 독립 행동으로 당연히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이 대표의 장애인 시위 비판을 둘러싸고 당 내에서도 이견이 표출되고 있다. 정미경 최고위원은 “왜 하필 장애인 단체를 상대로 이슈 파이팅을 하나”라고 했고, 조수진 최고위원도 “국민의힘이 약자와의 동행을 전면에 내걸고 있지 않나”라고 했다. 장애인 딸을 둔 나경원 의원 또한 “지하철에 100%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시위하는 것을 조롱하거나 떼법이라고 무조건 비난하는 것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며 “전장연의 ‘그때그때 달라요’ 태도도 문제지만 폄훼, 조롱도 정치의 성숙한 모습은 아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