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서울 은평구갑)이 임차한 서울 은평구 녹번동 아파트 전세값이 1년 새 3억2000만원(약 84%)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의원은 재작년 7월부터 시행 중인 이른바 ‘임대차3법’을 대표 발의했는데, 시장에서 이 법의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꼽히는 ‘전세값 폭등’의 피해자가 됐다는 얘기가 나왔다.


◇ 朴, 예금 줄고 채무 늘어… “전세보증금 마련 때문”

박주민 의원이 전세권을 설정한 서울 은평구 녹번동 '래미안 베라힐즈' 아파트 전경. /삼성물산 제공

국회공직자윤리위원회가 31일 0시 공개한 국회의원 재산 신고 내역을 보면, 박 의원은 은평구 녹번동 아파트(114.99㎡)에 대한 전세권 가액으로 7억원을 신고했다. 지난해 3월 신고한 금액(3억8000만원)에 비해 1년 새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박 의원이 밝힌 사유는 ‘계약 변경에 따른 보증금 인상’이었다.

임대차3법은 기존 세입자를 보호하겠다는 명분으로 계약 갱신 시 전세금 인상률을 최대 5%로 제한했다. 박 의원은 당시 임대차3법 통과를 불과 20여 일을 앞두고 자신이 보유한 서울 중구 신당동 아파트 임대료(9억6800만원)를 9% 올려 받아 논란이 됐는데, 이번에는 자신이 세 들어 사는 아파트 임대료 인상의 피해자가 된 것이다. 임대차3법 도입에 대한 반작용으로 임대인들이 ‘신규 계약’이라는 우회 통로를 통해 임대료를 대폭 올리면서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난이 일었다.

박 의원이 보유한 예금은 9326만원으로 작년(1억575만원)보다 감소했는데 ‘전세 보증금 마련으로 생활비를 지출’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같은 이유로 사인간 채무가 2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3000만원 늘었고, 은행·캐피탈 등에서의 금융채무도 지난해 694만원에서 올해 1억3589만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 민주당 내 다주택자 여전… 최강욱 BMW 매입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3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에선 재작년 21대 총선을 앞두고 의원들이 ‘실거주 1주택만 남기고 처분하겠다’는 서약을 했지만, 서영교·송기헌·이상민·이학영 의원 등이 여전히 다주택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주택을 신고한 임종성 의원은 경기도 광주·하남 단독주택을 매각하고 강남구 대치동 아파트 1채(16억3100만원)만 남겼다.

또 총선에서 ‘친일(親日) 척결’을 외쳤던 최강욱 의원은 지난해 3월 재산신고에서는 배기량 4600cc짜리 일본차 렉서스를 매각했다고 밝혔는데, 올해는 1998cc짜리 독일차 BMW(3700만원)를 새로 신고했다. 최 의원은 2014년식 푸조308 차량을 매각했고, 2017년식 카니발과 2020년식 BMW 등 본인 명의로 된 2대의 차를 갖고 있다고 했다.


◇ 제명 위기 이상직, 재산 177억→6억 ‘폭락’

무소속 이상직 의원. /연합뉴스

한편 국회의원 1인의 평균 재산은 23억8254만원(500억원 이상 3인 제외)으로 집계됐다. 코로나 유행에 따른 경기 침체 속에서도 국회의원 10명 중 8명은 재산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재산이 가장 많은 국회의원은 전봉민 의원으로 비상장 주식 918억6016만원어치를 포함해 총 1065억5578만원을 신고했다. 이어 박덕흠(672억3846만원), 윤상현(557억9295만원) 의원순이었다.

민주당에선 박정 의원이 마포구 상암동 빌딩(377억원) 등 458억1482만원을 신고해 전체 4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177억원을 신고해 전체 7위를 기록한 무소속 이상직 의원은 올해 6억4079만원을 신고했다. 자신이 창업한 이스타항공이 지난해 2월부터 13개월 동안 기업회생절차를 밟으면서 장남·장녀가 보유했던 주식(168억5086만원어치)을 무상 소각했기 때문이다. 민주당 진선미 의원은 마이너스(-) 9억8630만원을 신고해 최하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