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뉴스1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법적·윤리적으로 어떤 부당행위도 없다”며 청문회 강행돌파 의지를 재차 밝혔다.

정 후보자는 24일 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사퇴론이 제기되는 데 대해 “잘못된 게 없는데 사퇴한다면 거꾸로 인정하는 꼴이 되지 않겠느냐. 국회 인사청문회 등을 통해 사실관계를 밝히는 게 책임 있는 자세”라고 했다.

정치권 일각에서 자신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례와 비교하는 데 대해서는 “다른 누구와 비교하고 싶지는 않다”면서 “제가 먼저 교육부에서 감사를 해달라고 직접 요청했다. 아들의 병역 건과 관련해서도 재검을 받게 했고, 이미 해소됐다고 보고 있다. 경찰이나 검찰 수사도 못 받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자녀들의 경북대 의대 편입 의혹에 대해서는 “‘아빠 찬스’라는 단어 자체를, 아버지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곳으로 들어가는 자체까지 포괄해서 보는 시각이 많은 것 같다”라며 “저도 입학 과정에 관여한 적이 없어 이번에 알았지만, 입학 사정 시스템이 그렇게 허술하지 않더라”라고 했다.

정 후보자는 “절차 자체가 교육부 관리 아래 이중삼중으로 투명한 견제 장치가 마련돼 있기 때문에 특정 개인에게 이익을 주는 게 불가능하다. 딸의 경우에 평가 결과에서 합격을 못 했는데, 상위 합격자가 편입학을 포기해서 5번째 예비번호로 겨우 합격했다”라며 “구술 면접부터 얘기하면, 병원에 500명이 넘는 교수들이 있는데 그 중 50명이 넘는 이들을 조 별로 묶어 그날 아침 추첨을 통해 무작위로 방을 배정받아 들어간다고 하더라. 구술 면접이라고 주관적인 평가가 아니다. 필요한 단어가 모두 사용됐을 때 만점, 1개씩 안 나올 때마다 감점하는 식으로 정량평가에 가까운 형태”라고 했다.

자녀들이 후보자가 있는 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한 것에 대해서는 “학생들이 봉사활동을 하는 건 흔한 일 아닌가. 딸의 경우 대구 경북대병원에서 방학 때 잠시 봉사활동을 했을 뿐, 서울에서는 세브란스 병원이나 서울대 어린이병원 등 7~8곳의 의료기관에서 4년 간 봉사 활동한 실적이 다 제출돼 있다. 우리 병원에서 한 활동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면서 “의구심은 충분히 이해하고, 제 설명과 그 의문 사이에 간극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안다. 하지만 자녀 둘 다 성인이고, 직접 판단해서 결정한 것이다. 제 의사가 들어가지 않았다. 단언컨대 지위를 이용한 부당한 행위를 한 적도 없고, 구조상 가능하지도 않다”라고 했다.

코로나19로 긴박했던 시기 술집에서 법인카드를 사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당시를 기억하는 대구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것이다. 병원 의료진과 직원들 모두 밤을 새울 때였다. 저는 새벽 3시에도 대구시청에서 부르면 회의하러 달려갔다”라며 “영업시간이나 인원 수 제한 규정이 만들어지기 전이었고, 격려 목적으로 의료진이나 행정 직원들과 함께 식사를 한 것뿐이다”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40년 지기’라는 점에서 검증 없이 후보자가 됐고, 지금도 윤 당선인이 후보자를 감싸려 한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윤 당선인과 40년 지기라는) 그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 대학 시절 지금은 작고한 법조인 친구 소개로 알게 됐고, 당선인이 몇 차례에 걸쳐 대구지검에 근무할 때만 1년에 서너번 정도 만나던 ‘친구의 친구’ 정도”라며 “코로나19 현장 대응 등 경험을 기반으로 일상 회복을 완수하라는 의미로 지명됐다고 받아들이고 있다”라고 했다.

한편 경북대병원장이었던 정 후보자는 자녀들이 경북대 의대 편입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두 자녀 모두 아버지의 경북대 병원에서 봉사 활동을 했고, 봉사 점수는 편입 서류 평가에 반영됐다.

또 당초 현역 판정을 받았던 아들이 재검 후 공익근무요원 판정을 받은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아들 A씨는 22개월(1년 10개월) 만에 병원을 찾은 뒤 재검용 병무진단서를 발급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A씨가 한동안 병원을 찾지 않다가 재검 직전 22개월 만에 방문한 것은 그동안 큰 불편 없이 생활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A씨가 진단서를 발급받은 경북대병원에는 정 후보자가 당시 진료처장(부원장)으로 재직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