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7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임명을 재가했다. 다만 윤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이 ‘낙마 1순위’로 꼽고 있는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임명은 보류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전날 국회에서 야당과 국정을 논의하겠다고 했다가 하루 만에 인사를 강행한 것은 사실상 협치 포기”라며 반발했다. 이런 가운데 여야는 오는 20일 본회의를 열어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안 표결을 진행하기로 했다. 민주당 기류는 한 후보자 부결로 기울고 있지만, 일부에선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를 철회하면 한 후보자 인준을 해주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대통령 대변인실은 이날 오후 5시쯤 “대통령은 조금 전 한 장관과 김 장관을 임명, 재가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김 장관 모두 인사청문회에서 장관직을 수행하는 데 중대한 결격 사유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임명 배경을 설명했다. 한 장관은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 특검 등 주요 사건 수사 때 윤 대통령을 보좌해온 최측근이다. 김 장관은 윤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정책적 지원을 해왔다. 두 장관이 임명되면서 전체 18개 부처 장관 중 16개 자리 인선이 완료됐다. 중도 낙마한 교육부 장관을 제외하면 정 후보자 임명 여부만 남은 상태다.

이후 오후 7시 20분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한 후보자 인준안 표결을 20일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167석 거대 야당인 민주당 판단에 따라 인준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한 장관 임명 강행으로 윤 대통령 오만과 독선은 인준 투표에서 심판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민주당 일각에선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 정부에 대한 ‘발목 잡기’로 비칠 것을 우려해 인준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