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내 의원실로 첫 등원을 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더좋은미래(더미래)’와 재선 의원 모임, 초선 의원 모임(더민초) 등이 15일 주최한 토론회에서 ‘이재명 책임론’이 쏟아졌다. “이회창·황교안의 길을 갈 수 있다”면서, 이재명 의원의 8월 전당대회 출마에 반대 목소리가 많았다. 문재인 정부 실정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김기식 더미래연구소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문재인 정부하의 민심 이반이나 구도 문제만 탓할 수는 없다. (이재명) 후보의 책임이 명백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이 가진 이미지적 요소, 대장동 의혹과 법인카드 논란을 결정적 요인으로 꼽았다. 김 소장은 지방선거 패배에 대해서도 “대선 패배 책임론 속에도 강행된 이재명·송영길 출마가 전체 선거 구도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고 했다. 재선 의원 토론회에서 신동근 의원도 같은 지적을 하며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다” “송영길 후보 출마 과정은 코미디”라고 했다. 그는 대선 패배 후 나온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는 주장에 대해 “반성도 자성도 없는 이상한 세력으로 비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김기식 더미래연구소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6·1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김 소장은 “우리가 지금 이재명 한 명을 끌고 가다 다음 대선을 치른다면 1997년 대선 패배 후 8개월 만에 총재가 돼 4년 동안 제왕적 총재로 군림하다 2002년 노무현에게 패배해 정계 은퇴한 이회창과 한나라당의 상황을 맞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송갑석 의원은 이에 “이회창의 길 전에 황교안의 길을 가지 않을지 걱정”이라고 했다. 2024년 총선까지 패배한 뒤에야 변화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론도 상당수 나왔다. 이재명 의원과 가까운 김병욱 의원은 “어느 정부보다 좋은 조건에서 출발한 문재인 정부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고, 최근 세 번 연속 패배로 그 심판을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조응천 의원은 “대선 때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가 필요했는데 문 전 대통령이 ‘나를 밟고 가라’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더민초 운영위원장인 고영인 의원은 토론회 후 “연이은 선거 패배에 책임이 있는 분, 계파 갈등을 유발하는 분들은 이번 전대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게 다수 의견으로 모였다”고 말했다. 이재명·전해철·홍영표 의원 등의 불출마를 주장한 것이다. 초·재선 일각에서는 이 같은 내용의 연판장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재선 의원은 “‘이재명 대 친문’으로 계파 간 일전을 벌이는 전당대회가 치러진다면, 총선 전에 분당 수순을 밟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