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뉴스1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재명 대표가 전당대회에서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것에 대해 “오히려 권리당원 투표율 37%를 ‘압도적 외면’으로 읽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박지현 전 위원장은 30일 밤 페이스북을 통해 “우선 이재명 당 대표와 최고위원에 당선된 분들께 축하인사를 드린다. 하지만 전당대회를 지켜보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던 것은 저 혼자만이 아닐 것”이라며 “이미 지방선거 때부터 당 대표는 이재명 의원이었고, 이번 전당대회는 그저 사실혼을 법률혼으로 확인한 것에 불과해 감동도 없었다. 무엇보다 아쉬운 건 이재명 체제에 비판적인 생각을 가진 세력은 침묵하거나 배제되었다는 것”이라고 했다.

박 전 위원장은 “세대 간 치열한 대결도, 정책과 비전 경쟁도 없는 ‘이재명 추대대회’는 국민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권리당원 투표율은 37%로 매우 낮았고, 호남의 온라인 투표율은 19%에 불과했다”라며 “진정한 변화는 진정한 반성과 성찰에서 시작한다.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이 무엇보다 이 대표 본인의 계양 출마 강행에 있었다는 점을 당원과 국민 앞에 솔직히 인정하고 반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이 대표께서는 ‘국민 속에서’ 혁신하는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했다. 이 약속을 지키려면 이른바 개딸 팬덤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정치보복에 입법을 연계하면 민생은 실종될 것이다. 수사와 민생 분리 원칙을 선언하고, 저들이 아무리 탄압해도 민생에만 집중해야 한다. 그러면 우리 국민은 이 대표를 지켜 줄 것이고 윤석열 정권도 함부로 보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박 전 위원장은 “솔직히 저는 이재명 대표께서 득표한 77.77%라는 숫자가 두렵다. 이 숫자가 팬덤이 더욱 기승을 부리고 독선과 독주를 예비하는 숫자가 아니길 바란다”라며 “이 숫자를 ‘압도적 지지’로 읽지 않기를 바란다. 오히려 권리당원 투표율 37%를 ‘압도적 외면’으로 읽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이재명 당 대표의 당 개혁은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 전 위원장은 “저는 팬덤 정당이 아닌 국민 정당이 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목소리 내겠다”며 “또 욕을 먹겠지만 지금껏 그래왔듯이 기득권에 아부하지 않고, 할 말을 하는 사람으로 남겠다”고 했다.

한편 박지현 전 위원장은 이재명 대표가 정치권에 영입한 인사다. 박 전 위원장은 자신이 비대위원장직을 맡게 된 데 대해서도 “이재명 의원이 전화를 주시고 거의 1시간 정도 말씀을 하셔서 거절할 수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박지현 전 위원장은 당대표 출마가 불허된 후 그동안 잠행을 이어가다 이날 30여일 만에 메시지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