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진 신자유연대 대표. /유튜브 채널 전라도우파

과거 윤석열 대통령을 협박한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보수 유튜버가 윤 대통령 내외가 보낸 추석 선물을 공개했다. 이 유튜버는 지난해 윤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선언한 뒤에는 윤 대통령 팬클럽 ‘열지대’의 회장을 맡아 활동하고 있다.

신자유연대 대표라는 직함의 유튜버 김상진씨는 지난 1일 페이스북에 대통령 내외로부터 받은 추석 선물을 공개했다. 당시 영상을 보면 상자의 수신인에 ‘김상진님’이라고 적혔고 내용물은 순천 매실액, 장수 오미자청, 원주 서리태, 공주 밤, 파주 홍삼 양갱, 경산 대추칩 등이었다.

선물 상자엔 “어렵고 힘든 시기이지만 묵묵히 흘린 땀과 가슴에 품은 희망이 보름달처럼 환하게 우리의 미래를 비출 것입니다. 더 풍요롭고 넉넉한 내일을 위해 국민 한 분, 한 분의 마음을 담겠습니다.”라는 내용의 윤 대통령 내외 편지도 동봉됐다.

김 대표는 이 선물을 공개하면서 진행한 페이스북 실시간 방송에서 ‘대통령님께서 대표님을 아시는 거냐’는 질문을 받자 “(선거) 운동을 많이 했잖아”라고 답했다.

김상진 대표 앞으로 온 윤 대통령 내외 명의 추석 선물. /김상진 대표 페이스북

이 영상은 8일 현재 김씨 페이스북에서 비공개 처리된 상태다.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7일 페이스북에 “대통령의 명절 선물은 원한다고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비서관실의 추천. 대통령과 여사님의 선정, 그리고 총무비서관실의 최종판단에 따라 결정된다”고 적었다. 김씨가 선물을 받은 건 대통령실 차원의 결정이었단 취지였다.

앞서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추석을 맞이하여 국가와 사회발전을 위해 헌신한 각계 원로, 호국영웅과 유가족 및 사회적 배려계층 등 각계 인사 1만3000여 명에게 추석 선물을 전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온라인에선 논란이 일었다. “내가 낸 세금이 협박 용의자에게 가는 게 화가 난다” “유튜버 세상이냐” 등의 댓글이 올랐다.

김씨는 8일 조선닷컴과의 통화에서 자신이 받은 선물이 논란이 되고 있는 것과 관련 “1만3000명이 선물을 받았다는데 문제될 것이 없다”고 했다.

김씨는 2019년 4월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윤 대통령 집 앞에서 “너 잘못 걸리면 죽는다”는 등의 발언을 해 공무집행방해, 상해, 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협박, 협박 등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열지대는 지난 6월 청와대 앞 분수대에 윤 대통령 부부 등신대를 설치했다가 사진 무단 도용 논란을 일으켰다. 열지대는 같은 달 야권 성향 유튜버 등이 윤 대통령 자택 앞에서 시위를 벌이자 맞불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김 대표는 조선닷컴과의 통화에서 “협박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지만 ‘죽이겠다’는 표현은 실제 그런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며 “저는 박근혜 대통령 시절에도 명절 선물을 받았다. 윤 대통령 팬클럽 회장이니 받은 선물 아니겠나. 대통령이 팬클럽 회장에게 선물을 보낸 것이 왜 문제가 되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