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영어로 한동훈 장관과 윤석열 정권을 비판하자 양옆에 앉은 김성환 정책위의장(왼쪽)과 장경태 최고위원이 웃음을 터뜨렸다./유튜브 채널 '델리민주' 캡처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판하자, 민주당 지도부가 한 장관을 향해 집중 포화를 퍼부었다.

31일 한 장관은 검찰 소환이 ‘대선 패배의 대가’라는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대선에서 이겼으면 권력을 동원해서 사건을 못 하게 뭉갰을 거란 말처럼 들린다” “표를 더 받는다고 있는 죄가 없어지면 그건 민주주의가 아니다”고 반박한 바 있다.

그 이튿날인 1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한 장관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한 장관이 멍청한 발언, 명언이 아닌 ‘멍언’을 했다”며 “생큐 한동훈. 한동훈 베리 스튜피드(very stupid·매우 멍청하다)”라고 했다.

그는 “한동훈 장관은 가정법을 사용했는데 저는 직설화법, 현실화법으로 되돌려 드린다”며 “윤석열 대선 이겼으니 아내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뭉개고 있는 것인가. 윤석열 대선 이겼으니 아내의 학력 경력 조작 의혹 뭉개고 있는 것인가. 윤석열 대선 이겼으니 아내의 논문 표절 의혹 뭉개고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권, 뭉게뭉게 뭉게구름 정권입니까”라고 했다.

그러더니 “대통령실, 더이상 자기 눈찌르기 쇼 그만 좀 하라. 윤석열 대통령처럼 영어로 한마디 하겠다. ‘플리스, 스탑 포킹 유어 아이즈. 저스트 스탑(Please stop poking your eyes. just stop)’”이라며 “그런데 말입니다. 바이 더 웨이(by the way). 사건 번호 133호 김건희 수사는 안 하는가. 더 캐스춴 오브 더 피플(the question of the people·사람들의 질문)이었다”고 발언을 마쳤다.

정 최고위원의 발언에 다른 최고위 참석자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정 최고위원은 한양대 학생이던 1989년 주한미국대사관저를 점거하고 불을 지른 혐의로 2년간 교도소에서 복역한 뒤 출소, 한때 영어 강사로 생계를 유지했다.

◇“번지수 잘못 찾은 발언”…野 인사들 총공세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대변인. /뉴시스

서영교 최고위원도 이날 “김 여사와 한 장관은 카카오톡을 몇백 번 한 사이인데 대통령이 당선됐다고 (수사를) 뭉개는 것이냐. 법무부 장관이 됐다고 뭉개는 것인가. 이제 (김 여사를) 수사하고 소환하라”고 했다.

김의겸 대변인도 이날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한 장관의 해당 발언을 두고 “참 모진 표현, 비아냥거리는 말투 표현에서 그 분야에 올림픽이 있다면 3관왕쯤 하셨을 것”이라며 “그래서 저도 공격을 했지만 ‘졌다. 당신이 이겼다’ 이렇게 말하고 싶다. 앞으로는 한 장관에 대해서는 팩트와 증거만으로 이야기하도록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훈 법무부장관./대통령실사진기자단

고민정 최고위원도 이날 SBS ‘김태현의 정치쇼’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동훈이라는 분은 장관으로서 자격을 이미 상실한 사람이다. 개별 사건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 자체가 적절치 않다’고 수도 없이 본인이 얘기했던 사람인데 본인의 신념과 어떤 정치철학이 있을 텐데도 불구하고 행동하는 것은 매번 정반대”라고 질책했다.

서용주 상근부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내고 “(한 장관 발언은) 번지수를 잘못 찾은 발언이다. 한동훈 장관의 발언은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게 할 말”이라며 “김건희 여사 수사나 뭉개지 말라”고 맞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