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1월 13일 서울 강남구 박진북카페에서 열린 강남(을) 당협 당원간담회에 참석해 손뼉 치고 있다. /뉴스1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는 6일 대통령실의 항의를 받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윤안(윤석열·안철수) 연대’ 표현을 쓰지 않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날(5일) 윤석열 대통령이 안철수 후보를 겨냥해 “실체도 없는 ‘윤핵관’ 표현으로 정치적 이득을 보려는 사람은 앞으로 국정 운영의 방해꾼이자 적으로 인식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대통령실 이진복 정무수석도 같은 날 국회를 찾아 안 후보의 ‘윤핵관’과 ‘윤안 연대’ 관련 발언에 대해 “엄중 경고해달라”는 뜻을 여당 지도부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철수 후보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 시선집중’에 출연해 “사실은 (윤석열 대통령이) 그렇게 생각하실 줄 몰랐다”며 “(윤핵관 표현은) 말씀하신 대로 부정적인 그런 어감들이 있어서 저도 쓰지 않기로 했다”고 했다.

‘윤핵관이라는 현상 내지 실체도 없다고 보느냐’는 질문엔 “그런 일이 있으면 안 되는데 그런 걱정들이 많지 않나”라며 “제가 당 대표가 된다면 그런 의심들은 전혀 없이 여당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할 생각”이라고 했다.

‘윤안연대’ 표현에 대해서도 “(대선) 단일화 때 쓰던 이야기다. 제 의도는 윤 대통령님의 국정과제를 정말 충실하게 그리고 또 존중하면서 실행에 옮기겠다는 그런 뜻이었다”면서도 “그걸 나쁜 표현이라고 생각하신다면 쓰지 않을 생각”이라고 했다.

다른 경선 주자들이 공개적으로 ‘윤심’을 거론하는 것에 대해서는 “대통령께 굉장히 폐를 끼치는 일”이라며 “지금 사실 청와대(대통령실)에서 이렇게 당내 경선에 개입하는 것 자체가 정말 법적으로도 문제가 많고 그래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장까지 지냈는데 대통령실에서 안철수 후보에 날이 서 있다는 지적에는 “저도 사실은 이해는 되지 않는다”며 “제 노력이 부족했다고 생각하고 더 열심히 노력할 계획”이라고 했다.

안철수 후보가 총리직이나 장관직 제의를 고사하면서 윤 대통령과 사이가 멀어졌다는 설에 대해서는 “총리직 제안 받은 적은 없다”면서 “보건복지부 장관도 그때가 두 번 (후보들이) 낙마를 하고 이제 세 번째 사람을 찾았을 때 (제안을 받았다). 제 생각은 장관이 청문회에서 통과가 되더라도 할 수 있는 일이 없겠다. 그래서 이번에 전당대회에 출마하기로 결심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 일로 윤 대통령이) 만약 실망하셨다면 제가 충분히 전달을 잘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여러 가지 소통할 기회가 있을 때 제대로 소통하도록 하겠다”라고 했다.

안철수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대권을 노리고 있기 때문에 이른바 자기 정치를 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우리가 그렇게 한가하지 않다. 내년에 총선에서 지면 대선은 없다”며 “또 대통령 임기 초반에 아무리 당 대표가 승리를 한다고 해도 그 사람이 자동으로 대선 후보가 되는 일이 없다. 임기 2년차 때 레임덕에 빠지는 대통령이 세상에 어디 있나. 그러니까 (총선에서) 이긴 당 대표라고 할지라도 자기가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해서 잘 대처해서 자기가 대선 후보감이라는 걸 증명해야지 겨우 대선 후보군에 올라설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김영우 안철수 캠프 선대위원장을 국민통합위원에서 해촉한 것에 대해서는 “저는 그런 공직과 선대위를 함께 하는 것보다 오히려 선대위에 집중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며 김영우 위원장 본인도 불만은 없다고 했다.

한편 안철수 후보 측은 인터뷰 이후 오후 일정은 모두 취소했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조선닷컴과의 통화에서 “정국 구상을 위해 잠시 일정을 조정한 것”이라며 “내일부터는 정상적으로 일정을 소화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