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17일 평산책방에서 열린 '민족의 장군 홍범도' 저자와의 만남 행사에서 홍범도 관련 책 3권을 소개했다. /평산책방 인스타그램

문재인 전 대통령이 27일 대한불교조계종 종정 성파(84) 스님이 쓴 대담집 ‘일하며 공부하며, 공부하며 일하며’를 페이스북에 소개했다. 스님 말씀을 그대로 옮긴다며 “나는 지금도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요. 내가 일을 할 수 있을 때까지는 안 해본 일을 계속 시도해 보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라고도 적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통도사 방장이며, 조계종 종정이신 성파스님의 삶과 예술과 공부 이야기”라며 지난 5월 19일 발간된 샘터사의 ‘일하며 공부하며, 공부하며 일하며’를 소개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썼다. 통도사는 문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에 있는 절이고, 성파 스님은 통도사에서 주지와 방장을 지냈다.

문 전 대통령은 이어 “스님은 일반인이 이해하기 힘든 선문답 같은 깨달음이나 견성(見性)을 말하지 않는다.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면서 일 안에 공부가 있고, 공부 안에 일이 있다고 말한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스님이 서예, 전통한시, 산수화, 도자기, 야생화, 전통천연염색, 전통옹기와 전통된장, 민화, 옻칠예술 등으로 예술활동의 경지를 넓혀가면서 이룬 놀라운 성취들을 보면, ‘아니, 저 많은 일들을 한 사람이 했다고?’라는 경탄이 절로 나온다”라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스님과 이웃이 된 덕분에 때때로 뵐 수 있었는데, 스님이 요즘 몰두하는 일은 민화와 옻칠예술이다. 첫째는 직접 옻칠민화를 그리면서 민화를 한국화의 중심에 세우려는 노력이다. 둘째는 건칠작업(옻에 토분을 섞어서 칠하는 예술기법)으로 항아리나 불상을 조성하는 것에서 나아가, 건칠만으로 실물크기 전통한옥건물을 건조하겠다는 대담한 구상”이라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그러면서 “80세를 훨씬 넘기신 스님의 말씀을 그대로 옮기자면”이라며 다음과 같이 적었다. 성파 스님에게서 들은 바를 따옴표를 매겨 입말 그대로 소개했다.

“무소유라, 욕심을 내려놓으라, 마음을 비우라, 모두 좋은 말들인데, 나는 그렇게 못하겠어요. 나는 지금도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요. 내가 일을 할 수 있을 때까지는 안 해본 일을 계속 시도해 보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나는 욕심이 대적(大賊)이라... 하하하.”

문 전 대통령은 “누구나 스님처럼 살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우리도 살아가면서 공부하고, 공부하면서 살아간다는 생각을 하면서 살아갈 수 있다. 또한 우리도 마음 속에 선한 욕심 하나는 품으면서 살 수 있지 않을까”라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