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태 재향군인회장. /재향군인회

“1100만 제대군인들의 안보 결사체인 향군(재향군인회)은 단순한 친목 단체가 아니라 소중한 국가 자산입니다.”

오는 4일로 창설 71주년을 맞는 재향군인회 신상태(72) 회장은 지난달 27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대표 안보단체인 향군의 의미에 대해 이렇게 강조했다. 신 회장은 비(非)장성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지난해 4월 향군 회장에 선출됐다. 기업가 출신인 그는 3사 출신(3사6기) 예비역 대위다.

6·25 전쟁 중이던 1952년 창설된 향군은 전쟁터에서 탄약·식량을 나르고 부상자를 치료하며 6·25 전쟁 승리에 기여했다. 전후 60년대엔 재건 운동에, 70년대엔 새마을운동에 앞장서며 산업화·근대화의 기수가 됐다. 지금도 향군은 국가안보의 제2 보루를 자처하고 있다.

신 회장은 “창설 71주년을 맞아 한반도 평화 정착과 국민 총력안보태세 확립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4일 총력안보 결의대회를 개최키로 했다”며 “이번 대회엔 처음으로 5000여 명의 국내외 향군회장이 모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국 3067개 읍면동 향군회장이 모두 참석하는 뜻깊은 행사”라고 밝혔다. 신 회장은 취임 초부터 전국의 읍면동회에 회장, 여성회장, 청년단장을 모두 임명해 1만명의 핵심 임원이 상시 가동되는 체제 구축을 추진해 왔다.

신 회장은 최근 논란을 빚은 ‘정율성’ 문제를 비롯, 한·미·일 3국 정상의 캠프 데이비드 선언 등 안보 현안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입장을 밝혔다. 그는 “공산주의자들을 비호하는 정율성 기념공원 조성 계획은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국군의 정통성을 명백하게 부정하는 것”이라며 “반국가적 인물을 기념하는 데 단 1원의 혈세도, 단 1원의 일반 성금도 지출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핵·미사일 역량을 고도화하며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 6·25 전쟁으로 동족에게 총부리를 겨눠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정율성과 함께 김원봉, 최창익, 나아가 김일성의 전쟁범죄를 면죄해 주자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지난 8월 한·미·일 3국 대통령이 발표한 캠프 데이비드 선언에 대해선 “사실상의 한·미·일 3각동맹으로 우리 안보의 핵심을 잘 짚었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지정학적으로 강대국들에 둘러싸여 있는 대한민국이 안정된 국방을 유지해 나가는 길은 명확하다”며 “주변의 강대국들과의 연합 방위전선 구축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최근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과 김정은·푸틴 정상회담에 대해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필요한 포탄을 지원받고, 러시아가 북한에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 등 첨단 군사기술을 넘긴다면 심각한 안보위협이 아닐 수 없다”며 “이런 때일수록 우리 정부와 뜻을 함께 하는 미 정부가 워성턴 선언을 작전 계획화하고 핵 공조도 가속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취임 이후 재정난을 겪고 있는 향군 자구책 마련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온 신 회장은 “향군은 다시 일어나 국가와 국민을 위한 건전 안보단체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며 “‘국민의 향군’에 지속적인 성원과 사랑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