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을 비롯한 전국농민회총연맹, 시민사회단체 등 참석자들이 7월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퇴진 7.15 범국민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농민단체들이 ‘단합행사’를 열겠다며 지방정부로부터 보조금을 타낸 뒤, 윤석열 정권 퇴진 집회 참가를 위한 상경 교통비 등으로 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이 농림부와 전국 지방정부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여성농민회(전여농)는 윤석열 정권 출범 이후 교부받은 보조금을 사용해 개최한 농민대회 등에서 정권 퇴진 요구를 했다. 이 단체는 ‘여성 농민 권리 신장’ 등을 내걸고 활동하는 단체다.

전여농은 올해 7월 14일 광주전남 여성농민 한마당 행사를 열겠다며 전라남도로부터 보조금 1000만원을 받아냈다. 이들이 신고한 사업내용은 단합행사‧주제토론이었다.

이 단체는 보조금으로 광주에서 7월 14일 행사를 개최한 후 다음날 서울 광화문으로 이동해 전국농민대회를 개최했다.

두 행사 모두에서 윤석열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행사 참가자들은 특히 7월 15일 전국농민대회 연단에 올라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 “박근혜 몰아냈던 것처럼 윤석열을 몰아내자” 등의 발언을 했다. 이들 단체는 행사 후 보조금을 강사비, 버스대여비, 장소대여비 등으로 사용했다고 신고했다.

전여농은 또 서울시청 앞에서 8월 23일에 광주전남 여성농민 전국대회를 열겠다며 전라남도로부터 보조금 1000만원을 받아냈다. 이들이 신고한 사업내용은 ‘사전교육’ 및 ‘거리행진’이었다.

이 행사에서도 윤석열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구호가 난무했다. 전여농은 행사 후 보조금을 버스 대여비, 강사비, 홍보비 등으로 사용했다고 신고했다.

지난해에는 전여농이 서울 여의도에서 ‘광주전남 여성농민 전국대회’를 열겠다며 전라남도로부터 보조금 1000만원을 받아냈다. 이들이 신고한 사업내용은 사전교육 및 거리행진이었다.

이 단체는 지난해 11월 16일 서울 여의도에서 개최된 전국농민대회에서 문재인 정부에서 폭등한 쌀값을 윤석열 정부의 책임으로 돌리며 정권 퇴진을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행사 후 보조금을 강사비, 버스대여비, 장소대여비 등으로 사용했다고 신고했다.

전여농을 포함해 전국농민회총연맹·전국쌀생산자협회·가톨릭농민회 등의 농민단체는 윤석열 정권 출범 이후인 지난해부터 올해 8월까지 농림부와 전국 지방정부로부터 ‘농업인 단체 육성지원’ 또는 ‘사업지원’, ‘농민전진대회’ 등의 사업 명목으로 5억 4400만원의 보조금을 교부받았다.

다른 단체들에 교부된 보조금 중에서도 일부가 정권퇴진을 주장하는 농민대회 등을 위한 교통비, 식대, 홍보비 등으로 사용된 정황이 포착됐으나, 이들 단체는 보조금 사용내역을 정확하게 구분해 신고하지 않아 확인이 어려운 상태다.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 /뉴스1

또 이들 농민단체는 2017년부터 올해 8월까지 308차례에 걸쳐 약 54억원의 보조금을 지원받아 정권 퇴진 운동 외에도 해외연수를 이유로 23차례에 걸쳐 12억 500만원, 타 지역 견학, 대북 쌀 지원 비용 등으로 9억 4750만원을 사용했다.

조선닷컴은 16일 오전 전여농 측에 이러한 지출에 대한 입장을 물었으나, 단체 측은 답변을 거부했다.

홍문표 의원은 “50억대 규모의 보조금이 수백차례에 걸쳐 농민단체들에 지급되었는데, 해당 보조금 중 일부가 정치 편향적 행사와 해외 견학, 대북 지원을 위한 통일 쌀 행사 등에 쓰였다면 국민이 납득하지 못할 것”이라며 “단체의 목적성 또는 보조금의 방향성에 어긋나게 보조금을 사용한 좌편향 농민단체들에 대해서는 면밀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