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찰스 3세 국왕과 왕실마차에 탄 尹대통령 - 윤석열 대통령과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21일(현지 시각) 런던 호스 가즈 광장에서 열린 국빈 방문 공식 환영식을 마친 뒤 왕실 ‘아일랜드 마차’를 타고 버킹엄궁으로 향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찰스 국왕이 초청한 첫 번째 국빈이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21일(현지 시각) 영국 의회 연설에서 “양국의 협력 지평은 디지털, AI(인공지능), 사이버 안보, 원전, 방산, 바이오, 우주, 반도체, 해양 분야 등으로 크게 확장돼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영어로 진행한 연설에서 “한영 수교 140주년을 맞이한 올해는 양국 관계가 새롭게 도약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양국은 불법적인 침략과 도발에 맞서 싸우며 국제 규범과 국제 질서를 수호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영국 찰스 3세 국왕이 지난해 9월 즉위한 뒤 처음으로 초청한 국빈이다. 영국 여왕(Queen)이 아닌 왕(King)의 국빈 초청은 70여 년 만이다.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양국 관계는 기존 ‘포괄적·창조적 동반적 관계’에서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리시 수낙 영국 총리와 국방·안보·방위산업 등 전 분야에서 협력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이 담긴 ‘다우닝가 합의(어코드)’를 채택할 예정이다. 다우닝가는 영국 총리 관저가 있는 거리로, 영국이 지난 1993년 아일랜드와 정치적 분쟁 해결을 위한 ‘다우닝가 선언’ 발표 후 이 명칭을 사용한 건 처음이다. 다우닝가 합의 명칭은 윤 대통령이 직접 구상해 영국 측에 제안했다고 한다.

양국은 합동 훈련 확대와 함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이행을 위한 해양 공동 순찰 추진 등 국방·안보 분야 협력도 증진하기로 했다. 또 기존 한영 자유무역협정(FTA)을 개선하기 위한 협상을 시작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찰스 3세 국왕이 마련한 공식 환영식에 참석했다. 윌리엄 왕세자 부부가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숙소를 찾아와 환영식장인 호스 가즈 광장으로 이동했고, 윤 대통령은 찰스 3세와 왕실 근위대를 사열했다. 윤 대통령이 버킹엄궁으로 이동할 땐 찰스 3세와 마차를 함께 탔다.

윤 대통령이 22일 참석하는 ‘한영 비즈니스 포럼’에서는 에너지·AI·방산 등 분야에서 정부 간 6건, 기업·기관 간 31건의 양해각서(MOU)가 체결된다. 윤 대통령은 영국 왕립학회에서 개최되는 ‘한영 최고 과학자 과학기술 미래 포럼’에도 참석해 내년부터 3년간 총 450만파운드(약 73억원) 규모 공동 연구 프로그램 운영 구상을 밝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