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왼쪽) 국민의힘 혁신위원장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5일 서울 영등포구 한 식당에서 오찬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뉴스1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25일 다음 총선에서 험지 출마의 뜻을 밝힌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만나 “희생하는 사람이 나오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했다. 원 장관은 “국민과 당을 위해서 필요한 일이라면 무엇이든 제 역할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라고 답했다. 이날 회동은 인 위원장이 먼저 ‘번개’를 요청하며 이뤄졌다. 여권에서는 인 위원장이 의도적으로 원 장관과의 회동을 연출하며 혁신위의 ‘희생’ 요구에 응답이 없는 지도부를 재차 압박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인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원 장관과 오찬을 함께 했다. 인 위원장은 “(희생을) 결정하면 거기에 응당한 표로 지지가 따를 것”이라며 “이 자리를 빌려서 원 장관처럼 행동으로 옮기는 분이 많이 나오리라고 믿는다”고 했다. 원 장관 역시 “(희생론에 대해) 우리가 택하고 안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사느냐 버림받느냐의 길이기 때문에 방향은 이미 정해졌다”고 했다. 원 장관은 국민의힘 입장에서 험지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역구(인천 계양을)에 총선 출마 가능성을 열어 놓으며 혁신위가 권고한 ‘주류 희생론’의 물꼬를 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와 관련, 혁신위는 30일 회의에서 인적쇄신안(험지 출마·불출마 권고안)을 의결해 당 지도부에 정식 안건으로 제출할 예정이다. 지도부는 그간 혁신위의 ‘친윤·중진·지도부 험지 출마’가 권고안에 불과하다며 이를 “개인이 결단할 문제”라고 치부해 왔다. 하지만 혁신위가 안건으로 넘긴 것마저 지도부가 뭉갤 경우 혁신위 내부에서 억눌러 온 ‘조기 해체론’이 분출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인 위원장은 26일 충남 태안군에서 열린 청년 및 당원 혁신 트레이닝 행사에서 이준석 전 대표를 겨냥해 “한국의 온돌방 문화와 아랫목 교육을 통해 지식, 지혜, 도덕을 배우게 되는데 준석이는 도덕이 없다”며 “그것은 준석이 잘못이 아니라 부모 잘못이 큰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준석이가 버르장머리 없지만 그래도 가서 끌어안는 통합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정치하는 데 부모 욕을 박는 사람은 처음 본다. ‘패드립’(패륜적 말싸움)이 혁신이냐”고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