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분노하는 이유가 뭔지 그렇게 모르나 싶습니다.”

김경율(55)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18일 본지와 통화에서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논란에 대해 “이 사안이 ‘몰카 공작’인 것은 당연히 맞고 중대 범죄행위다. 그걸 누가 부인하겠나”라면서 “그러나 사람들이 지금 분노하는 이유는 여사에게 귀책 사유가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보기에 매우 갑갑하다”고 말했다.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케이터틀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이날 김 비대위원을 410총선 마포을에 내보낸다고 밝혔다./뉴스1

이날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윤재옥 원내대표는 김 여사 논란에 대해 “사건의 본질은 몰카 공작이고 정치적 공작”이라고 강조했고, 수도권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 하태경 의원이 즉각 “수도권 선거 망칠 일 있느냐. 함정도 맞고 공작도 맞지만 봐줘도 되는 것은 아니니 고개 숙여야 된다”고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 비대위원은 “오늘 윤 원내대표와 하 의원의 입장이 다른 것을 보고 이게 TK(대구·경북)와 수도권의 인식 차이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TK는 선거일(4월10일)이 빨리 오길 기다리고, 새 임기 시작돼 자기들 선수(選數) 쌓이길 바라겠지만, 반면 수도권에선 이번 선거를 치르기 위한 필요조건이 ‘김건희 리스크 해결’이라는 공감대가 있어서 정말 절박하다”고 했다.

그는 전날 JTBC ‘장르만 여의도’ 유튜브에 출연 때도 “경중을 따지자면 여사의 명품백 수수는 분명히 심각한 사건”이라며 “대통령이든 영부인이든 사과나 입장을 표명하는 게 국민감정을 추스를 방법”이라고 말했다. 인재영입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해 경기 수원정 출마를 준비 중인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와 하태경 의원 등도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여사가 국민에게 사과하는게 해결 방법”이라고 목소리를 보탰다.

김 비대위원은 여당 내에서 “김 여사가 직접 국민에 사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하는 것에 대해 “수도권이 지금 얼마나 절박한 상황인지 모른다. 이 문제를 두고 여러 조사도 해봤는데 이 리스크를 해결하지 못하면 총선은 망한다고 봐야한다. 이것은 나만의 시각이 아니다”라면서 “의원들이야 (이해관계가) 걸려있어 말을 못하겠지만, 저는 제 말에 항상 책임진다는 각오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위원들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한편 김 비대위원은 전날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한동훈 비대위원장에 의해 서울 마포을 출마 계획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그는 “어제 출마 선언 직후 반응이 폭발적이라 응원 문자를 400개 가량 받았다”면서 “저를 도와주겠다는 분들이 여기저기서 많은데,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주말에 차분히 생각해보고 다음주에 예비후보로 등록하면서 본격적으로 움직일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김성동 전 의원(현 마포을 당협위원장)께는 아직 연락을 드리지 못했는데, 빠른 시일 내에 연락드려 찾아뵙고 용서를 구할 부분은 구하겠다”면서 “저는 당에서 정한 절차대로 준비할 것이다. 특혜를 좋아하지도 않고 그런 길을 걷지 않았다. 공정과 정의의 궤를 벗어나는 방법으로는 어떤 식으로든 선거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