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케이터틀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김경률 비대위원과 함께 주먹을 쥐고 있다. 2024.1.17/뉴스1

대통령실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불공정 공천’을 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반면 한 위원장 측은 서울 마포을 출마를 밝힌 김경율 비대위원을 비롯해 누구든 공정한 공천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반박한다.

①불공정 공천 얘기 왜 나오나

국민의힘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은 22일 “(한 위원장이) 절차적으로 오버한 면이 있을 수도 있다”고 했다. 앞서 한 위원장은 지난 17일 서울 마포을 지역구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 인사회에서 김 비대위원을 단상에 올려, 마포을 지역구 현역인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상대할 출마자로 소개했다. 전날인 16일엔 인천 계양에서 열린 인천시당 신년 인사회에서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을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지역구인 계양을 출마자로 소개하기도 했다. 두 지역 모두 기존 당협위원장이 있었고, 지역 출마를 준비하던 예비 후보들은 “한동훈식 내려 꽂기”라며 반발했다. 국민의힘에서 ‘시스템 공천’ 방안을 발표한 직후여서, 하루 만에 마치 지도부가 전략 공천을 하는 듯한 모양새가 된 것이다.

공관위도 이 부분은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당 인재영입위원장을 겸직하고 있는 한 위원장이 ‘인재 영입’ 역할만 해야지 특정 지역 출마까지 거론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정 위원장은 “한 위원장이 인재영입위원장으로서 좋은 인재들을 많이 데리고 오는 건 대환영이다”라며 “그러나 이들이 공천을 신청했을 때 공관위에서 공정하게 (심사하겠다)”라고 했다.

②김경율은 경선 안 하나

한 위원장 측은 경선 등 절차를 밟을 것이란 입장이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김 비대위원이나 원 전 장관에 대해선 험지에 출마하겠다고 하는 의사를 존중해 행사 장소에서 소개를 한 정도”라며 “김 비대위원 역시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정해진 기준에 따라 경선을 하든 다른 방식의 공천을 하든 공정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당내에서는 대통령실 주장대로 ‘사천(私薦)’이라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보는 기류다. 당 관계자는 “엄연히 경쟁자가 있는데 한 위원장이 표현을 다소 조심했어야 한다”면서도 “마포을은 험지에 가까운 곳이라 양지에 자기 사람을 꽂는 ‘사천’과는 거리가 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