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86 운동권’ 정치인들을 향해 “지난 수십 년간 대한민국 정치의 주류로 자리 잡으며, 국민과 민생은 도외시하고 나라의 발전을 가로막았다”고 재차 비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1일 경기 수원 영통구 한국나노기술원에서 열린 반도체 산업 현장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뉴스1

한 위원장은 31일 민주화운동동지회, 바른언론시민행동, 신전대협이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반칙과 특권의 청산 위한 운동권 정치 세력의 역사적 평가’를 주제로 공동 개최한 토론회에 서면 축사를 보내 “86 운동권 특권 세력 청산은 시대정신”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 위원장은 “(86 운동권 정치인들은) ‘운동권 카르텔’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국회는 물론 정부와 청와대 요직을 장악하면서 권력을 이어 왔다”며 “지난날의 과오를 반성하기는커녕, 오는 4·10 총선에서도 살아남아서 권력을 향유하고자 혈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 운동권이었다는 것을 특권처럼 여기면서, 정치의 퇴행을 이끌고 있는 세력들이 이제는 국민의 엄중한 심판을 받아야 한다”며 “86 운동권 특권 세력을 대체할 훌륭한 인물들을 내세워 그들이 국민의 봉사자로서 우리 정치의 중심에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도록 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민주화 운동을 하신 분들의 헌신과 용기에는 늘 변함없는 존경의 마음을 갖고 있다”면서 “오늘의 위대한 자유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을 완성하신 것에 예나 지금이나 깊은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황상무 대통령 비서실 시민사회수석비서관도 이날 행사에 참석했다. 황 비서관은 “저도 학교 다닐 때는 똑같이 운동권 논리에 같이 빠져들어서 공부도 했던 사람”이라며 “그때 당시 운동권 논리대로 갔으면 우리나라는 정확하게 잘 됐으면 베네수엘라, 아르헨티나 정도이고 그 운동권 교리를 그대로 따라 했으면 정확하게 북한이 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985년 서울 미문화원 점거 농성을 벌였던 함운경 전 서울대 삼민투 위원장은 이날 발제에서 기존 정당에 들어간 운동권 세력이 “세속적·정치적 이익 추구와 이념적 포장을 동시에 하는 이중적 태도”를 굳혔다며 이들의 네트워크가 “이념에서 출발했지만 결국에는 이권으로 뭉쳐진 이익 카르텔”이라고 분석했다.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는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 소장, 김영수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등이 발제자로 나섰다. 김건 신전대협 공동의장과 김동규 공화주의아카데미 대표, 노정태 경제사회연구원 전문위원, 배승희 변호사, 이종근 시사평론가, 이종철 정치학 박사 등은 토론자로 참여했다.